“샤머니즘은 오래된 관심 주제, 한국의 무당도 꼭 만나고 싶어
다음 작품은 ‘환생’에 관해 쓸것”
“한국에서 제 소설이 인기 있는 이유는…독자들이 지적으로 뛰어나고 미래지향적이기 때문이지요.”
4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취재진 사이로 프랑스 남자가 느긋한 걸음으로 입장했다. 장편소설 ‘개미’ ‘타나토노트’ 등을 쓴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58)다. 3년 만에 여덟 번째 방한. 신작 ‘죽음 1·2’(열린책들)로 국내 팬들과 소통한다.
‘죽음’은 장르 소설가 가브리엘 웰즈가 자신의 죽음을 발견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영혼이 된 웰즈가 영매(죽은 자의 뜻을 전달하는 사람) 뤼시 필리피니의 도움으로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이 이야기의 뼈대다. 전작에서 꾸준히 죽음을 탐색해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죽음을 친숙하게 그리고자 노력했다.
“죽음은 신비롭거나 미신에 가까운 주제로 통하죠. 공포심을 일으키기도 하고요. 저는 조상들이 살고 있는 보이지 않는 세계라고 생각해요. 죽음을 삶의 마지막 챕터로 차분하고 조용하게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집필 과정에서 영매들을 만나 나름 테스트를 했다. 일관성이 있는지, 논리가 얼마나 탄탄한지를 ‘매의 눈’으로 살폈다. 그 가운데 충격적으로 논리적인 영매를 만났고, 그 경험이 뤼시 캐릭터의 바탕이 됐다. 그는 “샤머니즘은 오랜 관심 주제이지만 신중히 다뤄야 한다고 본다. 특출한 능력을 남용하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 프랑스 영매만 만나봤는데 이번에 한국의 무당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살기도 바쁜데 죽음까지 고민해야 할까. “내적 질문을 던지지 않은 채 돈을 벌다가 퇴직하고 늙어 죽는 삶은 무의미하다”는 일침이 국경을 가볍게 타고 넘는다. 현재 집필 중인 다음 작품의 제목은 ‘판도라의 상자’다.
“다음 작품 주제는 ‘환생’이에요. 몸을 바꿔 환생하는 영혼이 쉬어가는 기간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풀어낼 예정입니다. 인간은 육신이라는 수단을 빌려 영혼을 발전시키기 위해 살아가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환생을 통해 육신으로 교훈을 얻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지요.”
작가는 6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코엑스 별마당도서관에서 ‘상상력과 소통’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7일 오후 3시에는 네이버 브이 라이브를 통해 인터뷰를 생중계한다. 11일 오후 7시에는 서울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장르문학의 가능성과 미래’라는 주제로 독자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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