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황교안 대표 만남 앞두고 한국당에 돌직구
“죽어야할 사람들 너무 안죽었다, 폼 있게 죽어 주면 좋겠는데…
중도확장 무작정 권하고 싶지않아… 보수세력만의 개혁 찾아야할 것”
황교안 대표 요청으로 ‘차한잔’ 자리 성사
“예전 사람들만 데리고 간다면 ‘가마솥의 개구리’처럼 (서서히) 죽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
보수 우파의 원로 중 한 명인 소설가 이문열 씨(71·사진)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향해 7일 “이 시점에 맞는 보수 세력만의 변혁과 개혁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8일 경기 이천시에 있는 이 작가의 사숙(私塾) 부악문원을 직접 방문한다. 이 씨는 황 대표와의 만남을 앞두고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보수 세력이 이전에 (탄핵)당한 그 체제 그대로 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당내에 죽어야 할 사람들이 더 죽었어야 하는데 너무 안 죽었다. 잔인하지 않게, 폼 있게 죽어 주면 좋겠는데 쉽지 않다”고 말한 뒤 “황 대표가 당내 입지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고군분투해서 (대표로 취임해) 들어갔으니, 숙정(肅正·부정을 엄하게 바로잡음)론도 쉽게 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의 외연 확장론에 대해선 “정치적으로 성공이 담보되지도 않는 중도 확장을 무작정 권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황 대표 입장에서는 변혁 같은 것을 하고 있는 것 같던데 지금 이 시점에 맞는 보수 세력만의 변혁과 개혁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이번 만남은 최근 각계 원로들의 조언을 구하고 있는 황 대표가 이천을 지역구로 둔 한국당 송석준 의원을 통해 요청해 성사됐다. 이 씨는 당초 이날 저녁을 제안했지만 황 대표의 일정상 8일 오전 8시에 ‘차 한 잔’을 마시는 자리로 결정됐다고 한다.
그는 바른미래당 등과의 ‘보수 통합론’에 대해선 “집 나갔다고 다 들어와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세상에서 가장 잘못한 게 확신범인데 나간 사람들 중에는 확신범들이 있다”며 무조건적인 보수 통합론엔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17대 총선을 앞둔 2004년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을 지내기도 한 이 씨는 최근까지도 보수 정치권에 꾸준히 쓴소리를 해왔다. 그는 “일흔을 넘은 내 나이가 새 직책을 맡기에도, 훈수를 두기에도 애매한 나이”라며 “그래도 20년 가까이 (보수정당의) 파트너 노릇을 했으니, 지금처럼 가끔 정치인들이 놀러 오면 살아 있는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으며 듣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황 대표는 이날 민생행보 ‘희망·공감―국민 속으로’의 첫 일정으로 경기 성남시의 청년·여성들을 찾았다. 지난달 24일 ‘민생투쟁 대장정 시즌1’을 마치고 취임 100일 반환점을 돈 후 당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시작한 시즌2에 해당한다.
황 대표는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청년 창업가들을 만나 과거 자신의 경험을 수시로 꺼내며 소통과 공감대 형성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흩어진 창업 지원책들을 연계했으면 좋겠다는 지적에는 “박근혜 정부의 큰 정책 방향 중 하나가 ‘벽 허물기’였다”며 “국가가 주도해 만드는 대규모 벤처스타트업 혁신센터를 당의 정책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여성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는 “보다 세밀한 여성기업용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남녀가 평등하게 기회를 갖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런 부분을 검토해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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