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8일 강원 철원군 북한 접경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현장을 방문해 “군사분계선 남쪽 2km 밑으로 멧돼지가 넘어오는 게 분명해 보이면 사살할 수 있도록 유엔사(유엔군사령부)와 협의해 동의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지역과 양돈농가를 방문해 “비무장지대(DMZ) 안에서의 사격은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해서 교전 수칙상 자제시켰는데, 이것으로는 (효율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막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멧돼지는 번식력이 높아서 많이 줄어도 금방 복원이 된다. 개체수가 최소화돼도 상관없으니 (사살 등 대처를) 제대로 하라”고 당부했다.
북한이 지난달 30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을 국제기구에 공식 보고한 이후 세 번째로 현장을 방문한 이 총리는 이날도 특유의 세밀한 주문을 쏟아내 관가에선 요즘 ‘이테일(이낙연+디테일)’로 통하기도 한다.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섬세한 연출로 ‘봉테일’로 불리는 것을 빗댄 것.
총리실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 발병하는 순간 민생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이 총리가 세밀하면서도 충분한 대응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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