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만에 U-20 월드컵 4강]승부차기 승리 수훈 GK 이광연
“강인이가 ‘형은 할 수 있다’ 말해… 전세기 꿈 이뤘지만 끝이 아니다”
“지고 있었지만 막을 자신이 있었고, 운 좋게 하나가 걸렸죠.”
9일 폴란드에서 열린 한국과 세네갈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8강전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그중에서도 120분의 연장 혈투 끝에 이어진 ‘죽음의 룰렛’ 승부차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하이라이트였다.
한국의 골키퍼 이광연(20·강원·사진)은 절체절명의 순간에서도 침착했다. 2-2로 맞선 상황에서 세네갈의 4번 키커 무사 은디아예의 슛을 몸을 날려 막았다. 방향을 정확히 예측한 덕분이었다. 한국이 3-2로 앞선 상황에서 세네갈의 5번 키커 카뱅 디아녜가 찬 공이 크로스바를 넘어가자 이광연은 환호성을 지르며 동료들을 향해 질주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광연의 기여도는 대단하다. 5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골문을 지켰다. ‘죽음의 조’라 불렸던 F조에서 포르투갈(0-1 패), 남아프리카공화국(1-0 승), 아르헨티나(2-1 승)를 상대로 2골만 허용했다. 16강에서 만난 난적 일본과의 경기는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비디오판독(VAR) 결과 번복이 됐지만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후반 29분 이브라히마 니아네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장면도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광연은 정정용호가 출범한 2017년부터 꾸준히 소집됐다.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주전이 아니었지만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 19세 이하 챔피언십 본선 조별리그 2차전을 시작으로 결승까지 잇달아 출전하며 입지를 굳혔다. 반응 속도가 빨라 일대일 방어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세 이하 대표팀에서는 16경기에 출전해 17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광연은 경기 뒤 “(이)강인이가 승부차기 전에 ‘형은 할 수 있다’고 말해 주더라. (4강에 진출해) 전세기를 타겠다는 꿈은 일단 이뤘지만 아직 전부는 아니다. 우승 꿈까지 이룰 수 있도록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일본과 16강전을 치른 뒤 8강전 장소까지 약 400km를 버스를 타고 이동하느라 하루를 다 보냈다. 하지만 4강전 장소까지는 FIFA가 제공하는 전세기를 타게 돼 컨디션 유지에 도움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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