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군인 등 100여명 ‘군가합창단’ 10월 네덜란드 등 3개국서 공연
“더 늦기 전에 친구나라 찾아야죠”… 15일 정기공연 앞두고 열띤 연습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현역 군인, 프로 성악가 못지않은 청춘들입니다.”
지난주 서울 강남구의 한 합창연습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남성 60여 명 앞에 선 지휘자 이판준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71·사진)는 열정적인 몸짓으로 지휘봉을 휘둘렀다.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제4회 정기연주회를 여는 대한민국 군가합창단은 기업, 학계, 언론, 법조계 등 사회 각계의 ‘베테랑’으로 구성된 군가 합창모임이다. 홍두승 서울대 명예교수가 단장을 맡고 있으며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 정승조 전 합참의장, 박남수 전 육사교장, 이용준 전 주이탈리아 대사 등 각계 인사 100여 명으로 구성됐다.
올해 공연에는 특별히 ‘전선을 간다’ 등 한국의 군가 외에도 ‘평화의 미사’ ‘라이언 일병 구하기’ ‘늙은 군인의 노래’ ‘애국 군인의 노래’ 등 외국의 군가, 찬가 등 다채로운 곡을 선보인다.
학군단(ROTC) 10기 출신인 이 교수는 “2015년 식사 자리에서 ‘군가 부르는 모임 한번 해보자’라는 가벼운 제의로 이 모임이 발족됐다”고 말했다. ROTC, 국방부, 육군포병학교 또는 일반 사병 출신으로서 군가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누구든 합창단원이 될 수 있다. 그는 “처음엔 합창을 어려워하던 회원들이 이제는 군부대 위문공연과 정기연주회까지 이어갈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했다.
합창단의 수준은 몇 년 사이 크게 높아졌다. 몇몇 단원은 주 1회 연습은 물론 인터넷 보강, 자습도 병행했다고 한다. 그는 “홍두승 단장과 김태영 전 장관의 솔선수범으로 매년 화음이 풍요로워지고 있다”고 했다.
합창단은 이제 더 넓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 10월 6·25전쟁 참전국인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공연에 나선다. 그는 “6·25전쟁이 잊혀가지만 참전국 각지에서는 아직 생존 노병과 참전용사를 기리는 추모행사가 열린다”며 “더 늦기 전에 고마운 친구나라를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석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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