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축제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강릉단오제가 10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3일 개막해 8일 동안 열린 올해 강릉단오제는 많은 시민의 참여와 축제장의 도심 공간 확대를 통해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민 참여는 신주(神酒) 빚기부터 시작됐다. 대관령 산신에게 바칠 신주 빚기에는 5659가구가 3kg씩의 쌀을 기부하면서 동참했다. 또 국사성황신을 단오장으로 모시는 영신행차의 뒤를 따르는 신통대길 길놀이에는 20개 읍면동 3293명의 시민이 참여해 신명 나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올해 첫선을 보인 영산홍 시민 대합창은 단연 화제였다. 남산교에서 영신행차를 기다리던 5000여 명의 시민은 국사성황행차가 다다르자 앞서 30여 분 동안 배운 노래 ‘영산홍’을 모두 일어나 합창했다.
또 단오를 여는 첫날 강릉의 읍면동 주민자치센터 수강생 500여 명은 자신들이 공연자가 되는 스마일 한마당 행사를 펼쳤고, 올해 처음 도입된 시민마켓에는 240여 명이 판매자로 참여해 난장의 변화를 이끌었다.
각 프로그램의 진행에도 시민이 힘을 보탰다. 씨름 그네 투호 줄다리기 윷놀이 등 민속놀이에는 5개 단체 576명이 참여해 행사를 매끄럽게 진행했다. 단오체험촌의 신주, 수리취떡 맛보기 체험장에서도 배다리회, 단오 컬러링 체험의 고임돌 봉사회 등 8개 주관단체 129명의 회원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진행을 도왔다.
이 밖에 강릉단오제 현장 곳곳에서 강릉시종합자원봉사센터 소속 250여 명이 활동했다. 단오장의 안내 도우미를 비롯해 체험촌과 민속놀이마당에서 일손을 보탰다. 12주간의 단오해설사 양성 교육을 수료한 60명의 단오 해설사도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강릉단오제의 역사와 행사 내용을 전했다.
강릉단오제가 도심화에 성공한 것도 큰 성과다. 그동안 남대천에 국한돼 있던 행사장을 도심의 일반 상점, 거리로 확대해 시민과 방문객 모두의 호응을 얻었다. 명주동 ‘작은 공연장 단’은 인형극 중심의 공연장으로 활용돼 어린이들을 맞이했다. 또 월화거리는 버스킹 공연과 함께 대형 화면을 통해 단오장 공연 장면과 단오굿을 실시간으로 보여줘 KTX를 타고 온 관광객들을 단오장으로 끌어들이는 가교 역할을 했다. 도심 상권의 활성화를 위해 처음 도입된 단오웰컴숍에는 134개 상점이 참여했다. 이 상점들은 관광객들에게 사은품을 주고 가격 할인, 생수 및 모바일 기기 충전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김동찬 강릉단오제위원회 위원장은 “십시일반 정성을 모으는 단오 정신에 입각해 많은 시민이 열정적으로 참여해 준 데 감사드린다”며 “특히 청소년과 대학생, 군 장병 등이 여러 행사를 통해 참여함으로써 한층 젊은 단오제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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