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뒤 뻣뻣, 손끝 저리면 ‘후종인대골화증’ 의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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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 많아… 심해지면 일상생활에도 지장
장시간 컴퓨터 사용 자제하고 틈틈이 스트레칭 하는 게 중요

주모 씨(53)는 언젠가부터 손가락 끝이 자주 저렸다. 처음에는 주무르면 괜찮아지는 듯했지만 지속적으로 저린 증상이 나타났고 목뒤도 뻣뻣해지는 것 같았다. 주 씨는 목디스크를 의심했지만 병원 검사 결과 주 씨의 질환은 다소 생소한 후종인대골화증이었다.

후종인대골화증은 목뼈의 움직임을 유지하는 가늘고 긴 인대가 석회화돼 뼈처럼 딱딱해지는 질환이다. 후종인대가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면서 인대 뒤에 있는 척수를 눌러 마비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서양인보다 동양인에게 흔하게 나타나며 한국인 발병률도 높다. 발병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인종적, 유전적 요인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에는 목덜미가 뻐근하고 불편한 정도의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신경 압박 정도가 심하면 손발이 저리고 근력이나 감각이 저하돼 젓가락질을 하거나 단추를 채우는 것도 어려워진다. 증상에 따라 걷기가 힘들고 대소변 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후종인대골화증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알 수 없다가 척추관이 65% 이상 좁아져야 신경학적 징후와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목 주변으로 통증이 생기기 때문에 목디스크를 의심하기 쉽다. 뇌중풍이나 파킨슨병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를 하지 않으면 1년에 4㎜ 정도씩 크기가 커지는 진행성 병변이 되므로 증상이 있다면 치료를 해야 한다. 임상윤 동탄시티병원 원장은 “후종인대는 두꺼워지는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쉽지 않지만 방치하면 통증이 심해지고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질환이 의심되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후종인대골화증이 생겨도 증상이 미미하고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약물이나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인 치료를 해볼 수 있다. 하지만 호전되지 않거나 정도가 심해 움직임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에는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후종인대골화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잘못된 자세로 머리가 몸통 중심에서 벗어나게 되면 목에 있는 근육과 디스크에 큰 부담이 생긴다. 엎드려서 책을 읽거나 누워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행동은 줄이고 장시간 컴퓨터 사용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목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은데 만약 바르게 섰을 때 귀와 어깨가 일직선이 되지 않고 목이 앞으로 나와 있다면 손을 턱에 대고 고정한 상태에서 턱만 뒤로한다고 생각하고 목을 밀면 된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헬스동아#건강#후종인대골화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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