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한쪽으로 압박하는 전술… 고재현-김세윤 투입, 맞아떨어져
흥 넘친 라커룸, 기뻐해도 되는 날
“이길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한국 축구는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다.”
대한민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남자 대회에서 팀을 결승으로 이끈 정정용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50·사진)의 목소리에서는 자신감과 흥분이 동시에 묻어났다. 그는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과 활약한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뛰었다”며 “남은 경기도 최선을 다해 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감독은 에콰도르와 맞붙은 준결승에서 1-0으로 승리한 데 대해 “상대를 한쪽으로 몰아넣고 압박하는 전술을 세우고 그 역할을 해 줄 선수로 고재현과 김세윤을 투입했다”며 “선수들이 평가전에서 에콰도르를 이긴 적이 있어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전략이 잘 먹혔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달 치른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긴 바 있다.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어린 선수들의 흥과 자신감도 하늘 끝까지 뻗친 상태라고 정 감독은 전했다. 에콰도르전을 이긴 직후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정 감독에게 물을 뿌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정 감독은 “라커룸에서도 선수들이 흥에 겨워했다”며 “오늘은 충분히 기뻐해도 되는 날”이라고 말했다.
2008년 14세 이하 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유소년팀 지도자로만 10년 넘게 한 우물을 파고 있는 정 감독은 “유소년 축구의 체계가 잡혀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들이 한국 축구의 뿌리가 되고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 축구도 한 단계 성장해 세계 무대에서 대등하게 경쟁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4강전 패장 에콰도르 셀리코 감독 “한국수비 철벽… 뚫을 수가 없었다” ▼
막판 ‘오프사이드 VAR’엔 의구심
“한국의 수비를 뚫기 어려웠다. 더 강한 팀이 한국이었다.” 12일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결승에서 한국에 패한 에콰도르 대표팀 호르헤 셀리코 감독(사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결과를 받아들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셀리코 감독은 “특히 전반전은 매우 복잡하게 경기가 흘러갔다”며 “하지만 한국의 수비는 매우 강했다”고 말했다. 에콰도르는 전반전에 공격점유율 57%를 기록했지만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한국 수비진은 에콰도르 공격 루트를 사전에 차단했고 몇 차례 날카로운 슈팅은 한국 골키퍼 이광연의 슈퍼세이브에 막히거나 골대에 맞고 튀어나왔다. 한국 수비진은 상대의 위협적인 공격이 전개될 때는 오프사이드를 만들어내는 지능적인 움직임으로 에콰도르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셀리코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자기의 모든 것을 경기장에 쏟아붓고 최선을 다해 뛴 자랑스러운 선수들이다”며 “경기를 변화시킬 가능성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셀리코 감독은 이번 대회 승패를 가른 핵심 변수로 부각된 비디오 판독(VAR)에 대해서는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에콰도르는 후반 추가시간 2분 30초경에 한국 골대 안으로 공을 집어넣었지만 VAR 결과 오프사이드로 판독돼 득점이 인정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셀리코 감독은 “그 장면을 아직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오프사이드가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VAR는 판정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도입된 기술인데 의구심이 드는 장면이 있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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