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결승 D-2]
버스 이동으로 다소 피곤해보여도 긴장 풀고 차분하게 체력회복 준비
대회 개최 6개 도시 중 처음 밟아… “아시아국가 첫 우승” 굳은 결의
마지막 한 경기 결과에 따라 폴란드 우치는 한국 스포츠 역사의 한 장을 장식한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이 1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이 열리는 우치에 입성했다.
이날 오후 5시쯤 앰배서더 프리미엄 호텔에 도착한 선수들은 다소 지쳐 보였다. 정정용 감독은 “나도 피곤한데, 선수들이 피곤할까 봐 걱정되네”라면서도 “잘 하겠죠”란 말을 던졌다. 이후 선수들은 별다른 일정 없이 남은 하루를 보냈다. 대표팀 관계자는 “저녁을 먹은 뒤 산책을 하며 긴장을 푸는 선수들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회복에 집중하면서 차분하게 경기를 준비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13일 오전에도 각자 휴식을 취한 선수들은 오후 6시부터 결승전이 열리는 우치 스타디움 보조경기장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폴란드는 남서쪽으로 체코와 인접해 있다. 체코는 한국 스포츠사에 한 획을 그은 곳이다. 1967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박신자가 중심이 된 한국은 구기 종목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다. 언론은 이를 ‘프라하의 기적’이라고 불렀다. 1973년 같은 동유럽인 유고슬라비아 사라예보(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수도)에서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이에리사가 중심이 된 한국은 여자 단체전에서 구기 종목 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사라예보의 기적’이었다.
대표팀은 이미 FIFA 주관 세계대회 한국 남자축구 최고 성적(2위)을 확보하며 ‘루블린의 기적’을 만들었다. 우치에서도 기적은 일어날 수 있다. 우치는 대표팀이 처음 밟은 땅이다. 이번 대회는 6개 도시에서 열렸다. 한국은 비엘스코비아와, 티히, 루블린에 이어 우치까지 왔다. 한 번만 더 웃으면 한국은 22차례나 열린 이 대회에서 아시아 최초로 우승한 국가가 된다.
아무도 예상 못 한 결승 진출을 이뤘지만 마지막 상대 우크라이나를 꺾는 게 기적 같은 일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게다가 우크라이나는 이번 대회에서 3골이나 넣은 데니스 포포프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한국으로서는 절호의 기회다.
정 감독을 비롯해 이강인(18·발렌시아) 등 선수들은 “기필코 우승컵을 들고 돌아가겠다”는 각오에 차 있다. 이제 마지막 고비만 남았다. ‘젊은 심장’ 태극전사들은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새 역사를 위해 우치에서 마지막 컨디션 조절에 들어갔다.
한편 16일 오전 1시로 예정됐던 대한축구협회·서울시 공동 광화문광장 길거리응원이 취소됐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시위 중인 한 단체가 시설물을 제거하지 않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는 것을 서울시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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