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73번째 생일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침에 눈을 뜨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 ‘폭스뉴스’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생각났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새벽부터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에 전화를 걸어 인터뷰를 하며 생일을 자축했다고 온라인매체 액시오스가 15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6시 10분쯤 폭스뉴스의 오전 프로그램 ‘폭스 앤드 프렌즈(FAF)’에 전화를 걸어 “내 생일을 축하해 달라”고 운을 뗀 뒤 50분간 정치 이슈들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TV 뉴스 생방송 도중 불시에 전화를 걸어 얘기를 나눈 대통령은 미 역사상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FAF와 47분간 통화한 것이 가장 길었는데, 이날 생일 축하 잡담까지 더해져 50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돌출 발언과 정적들에 대한 비난이 난무했다.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출마한다면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너무 먼 일이다”며 끝내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에 대한 비난도 빠지지 않았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파시스트”라고 비난하고 대선 후보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내 상대가 안 된다”고 깎아내렸다. 최근 논란이 된 “내년 대선에서 외국(러시아)의 정보 지원을 받겠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정보당국에 먼저 보고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려한 입담에 앵커들은 뒷전으로 물러나고 혼자 질문하고 답하는 ‘셀프 인터뷰’가 됐다. 오전 6∼9시 방송되는 FAF는 앵커 3명이 큰 목소리로 시끄럽게 진행하는 ‘고(高) 데시벨’ 방송으로 통하는데 이날은 앵커 소리가 잘 안 들린 셈이다. 시청자들은 “언제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 전문가 패널로 취직했냐” “멜라니아 여사로부터 생일 축하를 못 받았나 보다” “새벽부터 소음 방송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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