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특례 혜택 사라진 업종… 내달부터 52시간 시행 무리 호소
고용부, 6개월 이내 계도기간 줄듯
다음 달 1일부터 주 52시간 근로제를 시행하는 노선버스업, 방송업 등 ‘특례 제외업종’에 대해 정부가 처벌 유예기간(계도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 52시간제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며 일부 지역 노선버스 노조가 파업 움직임을 보이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1개 특례 제외업종에 대해 수개월의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업종별로 사업체 관계자를 만날 때 계도기간을 달라는 요청이 많아 이를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조만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최대 노동시간을 주 52시간으로 하는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21개 업종은 특례 제외업종이 됐다. 노선버스업, 금융업, 방송업, 광고업 등이 이에 해당된다. 당초 노동시간 제한이 없던 이 업종의 300인 이상 사업장들은 지난해 7월부터 주 68시간 근로제를 도입했으며 올 7월부터는 52시간으로 줄여야 한다.
고용부가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올 4월 말 기준 300인 이상 특례 제외업종의 사업장은 1051곳이다. 이 중 주 52시간 초과자가 있는 사업장은 154곳(14.7%)이었다. 노선버스업(43곳), 방송업(10곳), 교육서비스업(22곳)은 노동시간 초과자가 많아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노선버스 운전사들은 지난달 “노동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줄어든다”며 전국 총파업 사태 직전까지 갔다. 이달 말 임금협정 기간이 끝나 당시 파업 움직임에 참여하지 못했던 경기, 경북, 전북 등 5개 지역 노선버스 노조는 다음 달 공동으로 쟁의조정 신청에 나서기로 했다. 여전히 파업의 불씨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파업을 결의했던 서울, 부산, 울산 등 10개 지역은 준공영제가 적용돼 상대적으로 재정 사정이 나은 곳들이었다. 하지만 조정 신청을 앞둔 5개 지역은 재정 상태가 열악하고 기사 급여도 낮아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계도기간 부여를 검토하는 이유로는 탄력근로제 입법이 지연된 상황도 고려됐다. 대입 전형 시기에만 노동시간이 증가하는 교육서비스업은 탄력근로제만 도입되면 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대다수 특례 제외업종의 주 52시간제 적용에 무리가 없다”면서도 “6개월보단 짧은 기간을 계도기간으로 부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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