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치기-택시 불법영업 단속 등 2014년 창설된 관광경찰대 맹활약
외국인 여행객에 여행정보 안내도
지난해 3월 인천지방경찰청 관광경찰대의 수사팀에 범죄 첩보가 들어왔다. 30대 남성이 브로커를 통해 위조된 여권을 발급받아 인천국제공항에서 외국으로 밀항했다는 내용이었다. 수사팀은 이 남성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6개월여 동안 내사를 한 결과 김모 씨(34)가 다른 한국인 이름을 사용해 태국으로 출국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게다가 김 씨는 2014∼2016년 국내에서 “비상장주식 종목에 투자하면 큰 수익을 올리게 해 주겠다”며 15명에게 44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었다. 수사팀은 김 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했고, 끈질긴 탐문수사로 올 2월 김 씨의 은신처를 파악했다. 태국 경찰이 국경지대에 숨어 있던 그를 체포했다.
지난달 국내에 송환된 김 씨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를 벌여 그가 태국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1일 김 씨를 구속했다. 관광경찰대 관계자는 “범죄 첩보를 입수했을 당시에는 단순한 밀항사범으로 추정했으나 1년에 걸친 끈질긴 수사를 통해 다른 범죄 혐의를 추가로 밝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음 달이면 인천공항과 인천항 등을 포함해 주요 관광지에서 활동하는 관광경찰대가 창설된 지 5주년을 맞는다. 관광경찰대는 2014년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외국인들의 안전 관광에 필요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창설됐다.
그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불법 행위를 주로 단속해 왔다. 지금까지 6228건을 단속했는데 이 가운데 약 3분의1(2108건)이 택시 등의 불법 영업이다.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이 미터기 요금을 적용하지 않아도 잘 모른다는 생각에 바가지를 씌우는 불법 영업이 있었다. 하지만 외국인을 초청한 한국인이나 동료 외국인을 통해 민원이 접수되기 때문에 꼬리가 쉽게 잡히고 있다. 이런 행위는 국가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키는 범죄여서 신고 즉시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고 있다.
정식으로 허가를 받지 않은 인천공항 주변에서의 렌터카 영업이나 무자격 가이드의 쇼핑 강매 등도 단속 대상이다. 또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의 부당요금 단속을 병행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중구 차이나타운 같은 주요 관광지에서는 소매치기 같은 범죄 예방에 나선다.
관광경찰대가 범죄 행위만 단속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들이 관광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친절하게 여행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박병남 경감(56)이 이끄는 관광경찰대원(23명) 가운데 순찰팀에 소속된 15명은 외국인 관광객과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경찰관들이다. 이들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가운데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외국어를 적은 배지를 달고 근무한다. 전문 교육기관에서 인천의 관광자원과 외국인 응대 요령 등과 관련한 교육을 받고 있다.
박 경감은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인천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도록 친근함을 주는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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