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한승주 vs 최준용 에이스 맞대결
명품 투수전 국내외 관심 끌어… 부산고, 5회 3득점 단숨에 역전
원주고, 강호 경북고 격파 파란… 물금고는 부천고 꺾고 2회전 진출
18일 서울 신월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부산고와 경남고의 맞대결은 스카우트들의 최고 관심사였다. 1982년 KBO리그 출범 이후 경남고가 155명(역대 4위), 부산고가 153명(공동 5위)의 프로선수를 배출했을 정도로 우수한 선수들이 많은 팀인 데다, 부산 지역의 오랜 라이벌이 1회전부터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경남고가 부산고를 압도했지만 올해 4월 고교야구 주말리그 첫 맞대결에서는 부산고가 경남고를 6-4로 꺾으며 전반기 부산·제주권에서 1위(6승)에 오르는 등 전력이 탄탄해져 부산고의 ‘수성’, 경남고의 ‘설욕’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같은 시간 목동구장에서도 1회전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10개 구단 스카우트팀장 및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 관계자들이 두 팀의 경기가 열리는 시각에 맞춰 일제히 신월구장으로 몰려 규모가 작은 신월구장은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소문난 잔치’답게 실책 없는 명경기가 펼쳐졌다. 경남고는 롯데의 1차 지명이 유력한 에이스 최준용(3학년)을 앞세웠다. 부산고는 주말리그 첫 경기에서 타도 경남고의 선봉에 섰던 한승주(당시 7이닝 2실점 승리) 대신 최종인, 신용상(이상 3학년)을 1이닝씩 ‘오프너’로 내세우는 전략을 썼지만 결코 경남고에 밀리지 않았다.
양 팀의 ‘0-0’ 균형은 3회말 부산고 에이스 한승주가 마운드에 오른 뒤 깨졌다. 선두타자 이상돈(2학년)에게 볼넷을 내준 한승주는 보크(무사 2루), 번트안타에 이은 1루주자 도루까지 허용해 무사 2, 3루 위기를 맞은 뒤 외야뜬공으로 1점을 내줬다. 하지만 첫 실점 이후 평정을 찾으며 4회부터 8회까지 삼자범퇴 행진을 이어갔다. 에이스가 호투하는 사이 부산고 타선은 5회초 맞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경남고 최준용이 몸에 맞는 공 2개를 내주며 흔들린 틈을 타 홍재민(1번), 정현수(2번·이상 3학년)가 연속 2루타를 치며 3점을 뽑아 역전(3-1)에 성공했다. 이후 다시 투수전 양상이 전개되며 경기는 3-1, 부산고의 승리로 끝났다. 승리, 패전투수로 희비가 갈렸지만 부산 대천중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각 학교 에이스들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부산고 한승주는 7이닝 2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경남고 최준용은 7과 3분의 1이닝 4피안타 6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김성현 부산고 감독은 “올해부터 경남고를 잡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선수들 사이에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고 서로에 대한 믿음도 높아졌다”며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수들이 많은 게 우리 팀의 큰 장점이다. 황금사자기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목동구장에서는 ‘약체’로 평가받던 원주고가 전통의 강호 경북고를 6-2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날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원주고 이병길(3학년)은 5이닝 동안 경북고 타선을 4피안타 2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의 선봉장이 됐다. 타선에서는 7, 9번 타순에 포진한 김재훈, 김영훈(이상 3학년)이 각각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인상고는 도개고를 6-3으로, 물금고는 부천고를 5-1로, 배재고도 부산공고를 5-1로 꺾고 2회전에 진출했다. 광명공고는 2004년 서울대 야구부의 최초 승리를 이끈 탁정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신생팀’ 세현고에 10-3, 7회 콜드승을 거두고 2회전에 올랐다. 이날 예정된 비봉고, 선린인고의 경기는 우천으로 하루 연기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