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평양 방문을 앞두고 북-중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별로 달갑지 않다는 눈치를 보이고 있다. 북한이 미국 측의 비핵화 실무협상 요청에 응하지 않는 상태에서 중국과의 정상회담에 나서는 것이 불편하다는 점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실무협상의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달 말 방한을 앞두고 수차례 실무협상을 제안했음에도 북한은 아직 그의 새로운 협상 파트너가 누구인지조차 알려주지 않고 있다. 그런 시점에 북-중이 밀착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을 더 꼬이게 만들 가능성을 미국은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앞서 이뤄진 시 주석과 김정은의 4차례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비핵화 협상에 건설적인 역할을 해준 게 별로 없다”며 “북-미 협상 구도를 약화시켜 결과적으로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협상 실무자들의 평가”라고 전했다.
더구나 시 주석의 방북은 미중 간 무역 분쟁이 환율, 정보통신기술(ICT) 등 분야로 확대되며 갈등 국면이 복잡하게 꼬여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 중국으로서는 다음 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의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을 협상 레버리지로 틀어쥐려는 욕구가 강해질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