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의 피아니스트 베조드 압두라이모프(28)는 ‘급성장주’다. 올해 7월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에서 리스트 소나타 B단조와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으로 이 축제 첫 개인 리사이틀의 문을 연다. 스위스 루체른 음악축제에서는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올해 3월 개막한 통영국제음악제에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 협연을 시작으로 세 차례나 연주를 가지며 한국 청중과 친밀해진 그가 20,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가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그는 서울시향과 2017년 프로코피예프의 협주곡 3번을 협연한 바 있다.
앞선 내한의 협연곡들과 마찬가지로 이번에 연주하는 차이콥스키의 협주곡 1번도 ‘파워엔진 장착’이 필수로 꼽힌다. 압두라이모프는 2014년 유라이 발추하가 지휘하는 이탈리아 공영방송(RAI) 교향악단과 이 곡 앨범을 발매한 바 있다. 음반전문지 그라머폰은 “충만하며 예리한 해석”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서울시향과 리허설을 갓 마친 그를 19일 만났다.
―2009년 런던 국제 콩쿠르 우승으로 세계무대에 데뷔한 지 10주년을 맞이한 것을 축하한다. 올해 연주 일정이 꽉 찬 듯하다.
“올해 90차례 정도 연주를 소화한다. 바쁜 게 맞다.(웃음) 새로운 장소, 새로운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를 만나는 경험이 즐겁다.”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 프로코피예프 3번, 차이콥스키 1번 등의 연주로 사랑받아 왔다. 모두 힘이 돋보이는 레퍼토리들이다. 더타임스와 그라머폰은 이 곡들의 연주에 대해 ‘면밀한 해석’ ‘깊이가 느껴진다’고 평했다.
“거대할 뿐 아니라 매우 섬세한 곡들이다. 프로코피예프의 협주곡은 언뜻 괴상하고 냉소적으로 들리지만 작곡가 자신은 매우 서정적으로 연주했다. 나는 독일 프랑스 레퍼토리도 자주 연주한다. 이번 시즌의 주력 레퍼토리는 쇼팽 전주곡집, 리스트 B단조 소나타 등이다.”
―서울시향과 연주하는 차이콥스키 협주곡 1번은 작곡가의 스승 루빈슈타인도 ‘연주 불가’라고 했다.
“차이콥스키가 곡을 수정한 뒤 루빈슈타인이 그 말을 철회하지 않았는가. 곡의 핵심인 1악장에는 극적인 성격과 아주 서정적인 성격이 아름답게 어울린다.”
―음반 녹음 계획이 궁금하다.
“올해 많은 녹음이 있다.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와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을 녹음하고, 리스트 소나타 독집도 녹음한다. 첼리스트 트룰스 뫼르크와 실내악 녹음도 있다.”
―3월에 한 주 동안 통영에서 세 번이나 연주회를 가졌다.
“한국에 올 때마다 젊은 청중들의 열정과 사람들의 친절에 즐거워진다. 아름다운 통영도 늘 기억하고 있다.”
20, 21일 콘서트에서 슈텐츠가 지휘하는 서울시향은 차이콥스키의 협주곡 외에 라흐마니노프 ‘죽음의 섬’, 스크랴빈 교향곡 4번 ‘법열의 시’로 이어지는 ‘올 러시안’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1만∼9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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