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대행엔 대북 강경파 에스퍼
2011년 아들이 엄마에 폭력 행사, 섀너핸 “자기방어” 아들 두둔
“고통스러운 상처 다시 들춰 유감”
에스퍼, 폼페이오와 육사 동기… 美의 최우선 안보과제로 北 지목
인사 청문회를 준비하던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57)이 가정폭력 문제로 전격 사퇴했다. 후임으로 ‘대북 강경파’ 마크 에스퍼 육군장관(55)이 지명됐다. 이란, 중국 등과 첨예하게 대립한 상황에서 미 국방 수장의 장기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미연합사 이전 등의 현안이 있는 한국에도 당황스러운 상황이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8일 트위터를 통해 “섀너핸 대행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며 사퇴 소식을 전했다. 이어 “에스퍼 육군장관을 새 국방장관 대행에 지명할 것”이라며 “그를 잘 안다. 멋지게 일을 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섀너핸 대행도 성명을 통해 “고통스러운 문제가 불거져 유감스럽다. 세 자녀가 극복하려던 상처가 다시 들춰졌다”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3월 보잉 임원 출신인 그를 국방부 부장관으로 지명했다. 청문회를 거쳐 같은 해 7월 취임했고 올해 초부터 장관 대행을 맡았다. 당시 청문회에서는 가정폭력 문제가 거론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2011년 11월 당시 17세이던 그의 아들 윌리엄이 모친 킴벌리를 야구방망이와 주먹 등으로 때렸다. 킴벌리는 과다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두개골 골절로 수술을 받았다. 둘은 미성년자 윌리엄이 36세 여성과 사귀는 문제로 다퉜다. 섀너핸 대행은 당시 경찰 조사에서 “아들의 폭력은 자기방어”라며 사건 전 엄마가 아들을 3시간 동안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요 증거물인 아들의 휴대전화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패륜을 ‘정당방위’로 포장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섀너핸 대행 본인도 2010년 킴벌리와 몸싸움을 벌여 경찰이 출동했고 부인이 체포됐다. 22년간 결혼 생활을 한 부부는 윌리엄을 포함해 세 자녀를 뒀지만 2011년 이혼했다.
새 국방장관 대행에 지명된 에스퍼 장관은 1986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같이 졸업했다. 25년간 미 육군과 버지니아 주방위군에서 복무했다. 하버드대 석사, 조지워싱턴대 박사 학위를 보유한 엘리트로 방산업체 레이시온 임원, 항공산업협회 부회장,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국방부 부차관보 등도 지냈다. 그는 3월 CNBC 인터뷰에서 북한을 미국의 최우선 안보 과제로 지목했다. 그의 청문회도 난항이 예상된다. 보잉 유착 의혹을 받았던 전임자와 마찬가지로 방산업체 로비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트럼프 정권의 인사 난맥상에 대한 비판도 높다. 지난해 말 초대 국방 수장인 제임스 매티스 전 장관이 대통령과의 불화로 사임한 뒤 국방 수장 자리는 6개월째 공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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