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마당]화석연료 사용 제한해 인천항 미세먼지 줄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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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범 인천항만공사 부사장
신용범 인천항만공사 부사장
인천항에 입항한 화물선은 지난해 7815척에 이른다. 컨테이너화물선은 평균 9시간 정도 정박해 하역 및 선적 작업을 하고 있다. 곡물 목재 같은 벌크물류를 처리하는 화물선은 이보다 많은 평균 36시간을 머물고 있다. 이들 화물선은 작업하는 동안 화석연료를 가동할 수밖에 없어 항만 내 미세먼지 배출의 최대 원인으로 꼽힌다.

인천항의 항내 면적은 국내에서 가장 넓은 350km²다. 부산항 243km², 광양항 145km²보다 훨씬 넓은 데다 수도권에 있어 시민에게 미치는 환경적 영향이 크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전국 항만도시의 ‘미세먼지 대비 선박 배출 미세먼지 비중’을 조사한 결과 선박에서 기인한 미세먼지 비중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7년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해 2022년까지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황산염, 질산염 같은 대기오염물질이 포함된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2년까지 항만 대기 중 미세먼지를 2017년 대비 50% 이상 줄이도록 규정한 ‘항만지역 등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이 올 3월 제정돼 내년 시행된다.

항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최선의 방안은 육상전원공급설비(AMP) 설치를 확대하면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가는 것이다. AMP는 부두에 정박한 선박에 육상에서 직접 전력을 공급해 항내 미세먼지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친환경 시설이다. 대형 선박용 고압시설(전압 6600∼1만1000V)과 소형 선박용 저압시설(전압 440V 이하)로 구분되는데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고압 AMP를 늘려야 한다. AMP가 가동되면 선박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할 때보다 미세먼지 배출량이 97% 감소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4월 인천 옹진군 영흥도 영흥화력발전소에 처음으로 고압 AMP 1기가 시범 설치됐다. 인천항만공사는 2023년까지 인천항에 고압 AMP 14기를 가동할 계획이다. 또 2020년까지 국내 최초로 고압 항만용 AMP 설비의 국산화 연구를 추진한다.

항만에 AMP 설치가 활성화되고 더불어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항만 주변 대기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
 
신용범 인천항만공사 부사장
#인천항#화석연료#미세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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