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여야 3당의 국회 정상화 합의를 좌절시킨 자유한국당을 향해 “한국당 없이도 예정된 국회 일정을 진행하겠다”며 복귀를 압박했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조건 없이 등원해 원내에서 강경 투쟁을 하자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며 더욱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26일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28일 본회의를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며 “상임위원장과 예결위원장 선출 등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날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 관련법을 처리한 것처럼 각 상임위에서 필요한 법안을 처리해달라”고 주문했다. 이해찬 대표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는데 (한국당을 보면) 안 할 수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한국당은 여당을 향해 “정치의 룰도 모른다”고 반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전날 이 원내대표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새로운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착각은 꿈도 꾸지 말라”고 한 것을 두고 “어이가 없다. 야합의 정치로 제1야당을 찍어 누른다면 국회는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한국당 일각에서 조건 없는 ‘백지 등원’을 주장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적 관점에서 봤을 때 조건 없는 등원을 결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황영철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여야 합의 당일(24일) 의총에서 ‘차라리 백지로 들어가는 게 당당하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당이 국회 밖에서 마냥 버티기엔 당장 이달 말 활동 기한이 끝나는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발등의 불이다.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은 특위 기한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마지막 전체회의가 열리는 28일 한국당 없이 선거제도 개혁 법안을 의결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올려 보낼 계획이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추가경정예산안과 특위 연장 논의를 위한 원포인트 교섭 회동을 제안했다. 그는 “원내대표 간 특위 연장을 결론 내지 못하면 여야 4당이 선거제를 표결에 부치겠다”고 한국당을 압박했다.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도 “정개특위는 기한 종료 전에 선거법 개혁안에 대한 안건 처리를 마쳐야 한다”며 강행 의지를 보였다. 다만 국회 사법개혁특위의 경우 바른미래당이 간사 선임 문제 등으로 협조하지 않고 있어 표결이 불가능해 민주당은 기한 연장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이날 “한국당 합의 없이 처리한 법안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가 허용되는 한 해당 상임위원회로 다시 회부하겠다”고 주장해 향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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