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육상선수권 100m 결선, 김국영 10초18 한국新 불발
“스타트 실수, 너무 아쉽다”
최근 상승세… 기록 경신 기대감
“너무 아쉬워서 딱 한 번만 더 뛰고 싶어요.”
‘한국 단거리 간판’ 김국영(28·국군체육부대)이 간발의 차이로 자신이 보유한 한국기록 경신을 다음 대회로 미뤘다.
김국영은 26일 강원 정선종합경기장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73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100m 결선에서 10초18을 기록하며 우승했다. 이날 6번 레인을 배정받고 역주한 김국영은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기록이 표시된 대형 전광판을 쳐다보며 속도를 거의 줄이지 않고 전광판 앞으로 뛰어갔다. 결과는 10초18. 2위보다 0.22 빠른 압도적 우승이지만 김국영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준결선 기록보다 0.06초 느리게 뛴 것을 확인한 김국영은 연신 “어휴”를 연발하며 하늘을 쳐다보거나 고개를 돌려 한숨을 쉬었다. 전광판 근처를 서성이다가 결국 쪼그려 앉아 한숨을 연달아 쉬기도 했다.
김국영은 이번 대회에서 2017년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10초07) 경신에 도전했다.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25일 준결선에서 초속 0.3m의 맞바람을 맞고도 10초12를 기록했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10초12는 자신의 올해 최고기록이자 역대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김국영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컨디션이 좋아서 기대했는데 스타트에서 조금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숨을 채 고르지 못한 상황에서도 “너무 아쉽다”는 말을 연발했다. 뛰는 도중 안 좋은 느낌이 들었냐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하면서 김국영은 기자들에게 “뭐가 문제였을까요?”라며 아쉬움이 짙게 묻은 반문을 던지기도 했다.
비록 이날 기록 경신에는 실패했지만 김국영은 최근 뚜렷한 상승세다. 최근 출전하는 대회에서 꾸준히 10초10대 기록을 세우고 있다. 김국영은 “그동안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느라 기록이 들쭉날쭉했는데 지난해부터 사쿠마 가즈히코 국가대표 단거리 코치님의 지도를 받으면서 명확한 단점을 고치자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주법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는 후반부에 힘을 짜내 속도를 높이려 애썼지만 지금은 자세를 유지한 채 이미 붙은 가속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보폭을 넓히고 걸음 수를 50보 이하로 줄였다. 이날 결선 경기에서는 100m를 49보에 뛰었다.
김국영은 한국기록 경신을 넘어 9초대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일본 중국뿐만 아니라 대만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서 잇달아 올림픽 기준기록을 뛰어넘는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며 “한국도 100m에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9월 열리는 카타르 도하 세계육상선수권에 출전하려면 10초10, 내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10초05 이내의 기록을 내야 한다. 한국기록 경신과 올림픽 기준기록, 9초대 진입은 모두 하나의 목표인 셈이다.
김국영은 충북 진천선수촌으로 돌아가 몸 상태를 점검한 뒤 다음 달 26일 일본에서 열리는 올스타대회와 8월 3일 열리는 태백 실업대항전 중 어느 대회에 참가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는 “다음 출전 대회에서 좋은 기록을 내겠다”며 “후배들도 저와의 기록 격차를 계속 줄여 제가 육상을 하는 동안 9초대 기록에 함께 도전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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