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긴급 추경예산 투입해 시내 남은 노후관도 조기 교체
식수제한 당분간 이어질 듯… 아리수 지원-수도요금 감면 방침
서울시가 영등포구 문래동 일대에서 발생한 ‘탁한 수돗물’ 사태 원인으로 추정되는 노후 상수도관 전체를 조기 교체한다.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히는 관말(管末) 지역도 전수조사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문래동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민관 합동 조사 결과 노후 배관과 관말 지역 퇴적물이 교란 요인으로 작용해 혼탁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긴급 추가경정예산을 투입해 서울의 노후 상수도관 138km의 전면 교체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민관합동조사단은 노후 상수도관에서 나온 퇴적물이, 양방향에서 공급된 물이 만나 유속이 느려지는 관말 지역에 쌓여 수돗물에 불순물이 섞여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27일까지 상수도관 내시경 조사를 한다.
서울시는 1984년부터 시내 전체 상수도관 1만3571km 중 1만3396km(98.7%)를 녹에 강한 신형 상수도관으로 바꿨다. 재개발지역(37km)을 제외한 138km는 2022년까지 교체할 예정이었다. 1973년에 깐 문래동 인근 수도관 1.75km도 여기에 포함됐다. 하지만 남은 노후 상수도관이 탁한 수돗물의 원인으로 추정됨에 따라 올해 안에 수도관 교체를 착공하기로 한 것이다. 노후 상수도관은 25개 자치구에 고루 분포돼 있다.
특히 문래동 일대는 계약심사 및 도로굴착 심의 기간 단축, 설계인력 보강 같은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올해 말까지 교체할 계획이다. 추경으로 확보한 공사비 727억 원 중 50억 원이 투입된다. 전체 교체 공사는 내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가능한 한 동시 착공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문래동 일대와 유사한 관말 지역 100곳을 전수조사한 뒤 쌓인 퇴적물을 내보내는 퇴수 조치를 단계적으로 실시해 침전물을 없앨 예정이다. 문래동 지역에는 다음 달 초 수질자동측정기를 6곳에 설치해 상수도관과 수질 취약 지점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문래동 일대 식수 제한 권고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는 수질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지만 식수 제한 권고 해제 여부는 민관합동조사단 논의와 주민설명회를 거쳐 결정할 생각이다. 그 대신 해당 가구에 병에 든 아리수를 제공하고 정수기와 수도꼭지 필터 교체 비용을 지원하며 수도요금도 감면해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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