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월계동 남부대시립국제수영장은 멀리서 보면 흰색 반원 형태다. 수영장 내부에 들어서면 풀 2개를 중심으로 객석이 7291개와 3393개로 나눠져 있다. 객석 7291개가 설치된 곳은 햇빛가리개 사이로 빛과 바람이 들어온다. 객석 뒤쪽에 대형 에어컨 22대가 가동돼 무더위를 식혀준다.
남부대시립국제수영장의 28m 높이 천장에는 열띤 경기를 박진감 넘치게 전달하는 대형 스피커 8개가 달려 있다. 이곳에서는 4년 전 세계 대학생들의 축제인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수영 경기가 열렸다. 정근섭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경기시설팀장은 “남부대시립국제수영장은 4년 전 국제경기를 치러 세계 최고의 시설임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남부대시립국제수영장 풀 2개 중 1개(길이 50m, 폭 25m, 깊이 2m)에서는 ‘수영의 꽃’으로 불리는 경영 경기가 열린다. 경영은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 혼영, 자유형 릴레이 등으로 구성된다. 50m 단거리부터 1500m 장거리까지 세계 최고 기량을 가진 선수 700여 명이 금메달 42개를 놓고 열린 경쟁을 펼친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가운데 경영에서 주목할 선수는 17회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안세현(24·여·SK텔레콤)과 김서영(25·여·경북도청)이다. 새로운 수영 황제로 등극한 미국의 카엘렙 드레셀(23)과 중국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쑨양(28)도 광주 대회를 빛낼 것으로 기대된다.
남부대시립국제수영장의 또 다른 풀(길이 35m, 폭 25m, 깊이 5m)에서는 다이빙 경기가 진행된다. 다이빙 스프링보드는 1∼3m, 플랫폼은 10m 높이다. 안전성, 뛰어오르는 높이, 입수 자세 등 기술적 사항을 비롯해 미적(美的)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채점해 결과를 발표한다. 국내 선수 가운데 우하람(21·국민체육진흥공단)이 메달을 노리고 있다.
남부대 축구장에는 ‘수중 핸드볼’로 불리는 수구경기가 열린다. 이곳에는 메인 경기장(길이 35m, 폭 25m, 깊이 3m)과 연습 풀이 설치됐다. 메인 경기장 주변에는 객석 4340개와 위에 햇빛가리개가 설치돼 관람객이 우천에도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수구는 1900년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선수 6명과 골키퍼 1명이 뛴다. 물속에서 펼쳐지는 핸드볼 경기처럼 격렬하기 때문에 유럽과 북미에서 인기다. 선수들 몸싸움이 치열하다 보니 옷이 벗겨지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박재현 조직위원회 경기2팀장은 “마스터스 대회의 경우 유럽, 호주 등에서 40개 팀이 참가할 예정”이라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가장 재미있는 경기 중 하나”라고 말했다.
남자 수구는 역대 대회에서 헝가리, 이탈리아가 가장 많은 메달을 땄다. 여자 수구는 미국, 호주가 강팀으로 꼽힌다. 수구 한국팀으로 광주전남지역 연고팀 소속이거나 출신 선수들이 많이 출전한다.
남부대 캠퍼스에는 세계 각국의 언론이 모이는 국제방송센터(IBC), 종합상황실, 마켓스트리트 등 6개 대형 임시 건물이 지어졌다. 기존 남부대 사격장은 선수등록 인증센터와 유니폼 서비스센터로 쓰인다.
이처럼 남부대는 부지 16만5658m²의 40% 가량이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기장과 시설로 사용되면서 수영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조성수 남부대 총장은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기 대부분이 시립국제수영장에서 개최돼 세계가 알아주는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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