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위원 9명 전원 불참 파행… 별도 회의 갖고 향후대책 논의
中企“이제 최저임금 아닌 보통임금”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사용자위원의 불참으로 파행을 맞으면서 법정 의결기한을 넘겼다. 최임위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6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사용자위원 9명 전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사용자위원들은 전날 회의에서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달리 적용하지 않고, 시급과 함께 월급을 고시하기로 한 결정에 반발해 회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안타깝다”며 “논의에 충실하게 임하는 게 위원의 사명이기에 (사용자위원의) 조속한 복귀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당초 최임위는 최저임금의 법정 의결기한인 이날까지 논의를 매듭짓겠다는 방침이었다. 최저임금법상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임위에 심의 요청을 한 지 90일 이내에 의결을 마쳐야 한다. 올해 고용부 장관은 3월 29일 최임위에 심의를 요청했다.
근로자위원들은 사용자위원의 불참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성경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오늘까지가 법정 의결기한인데 (사용자위원들이) 불참한 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파행으로 최저임금의 의결기한을 넘겼지만 다음 달 중순까지 논의를 이어가더라도 법적 문제는 없다. 최저임금제가 시행된 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32번의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법정 기한을 지킨 경우는 8번뿐이다. 지난해엔 7월 14일 새벽에 결정됐다. 최저임금의 최종 확정고시일은 8월 5일이다. 행정절차에 20일가량이 걸려 7월 중순까지만 최저임금을 결정하면 효력을 인정받는 데 문제가 없는 것이다.
사용자위원은 서울에서 별도 회의를 갖고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사용자위원들은 다음 주 회의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법상 2회 이상 출석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나머지 출석 위원들이 최저임금을 의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는 사용자위원들이 회의를 거부하면 오히려 노동계의 바람대로 최저임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무산되자 중소기업계에선 하소연이 쏟아졌다. 27일 제주에서 열린 ‘2019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 참석한 김문식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이젠 최저임금이 아니라 보통임금이라고 해야 할 판”이라며 “지불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최저임금을 주라는 건 앞뒤가 안 맞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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