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건강보험료 인상 결정이 연기됐다. 건보료를 인상하려는 정부에 맞서 가입자 단체가 동결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건보료율 인상 폭으로 3.49%를 제시했다. 하지만 환자단체연합회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가입자 대표 8명은 동결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조만간 건정심 소위원회를 열고 접점을 찾은 뒤 다시 건보료 인상안을 심의하기로 했다. 건정심에서 건보료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은 회의록이 공개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가입자 단체가 건보료 인상에 반대한 것은 정부가 건보 재정에 투입하는 국고 비중을 지키지 않은 채 재정 부담을 가입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정부는 건보료 예상 수입의 20%를 국고로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매년 예상수입액을 적게 산정하는 방식으로 2007년부터 올해까지 약 24조 원을 덜 투입했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장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할 내년도 예산안에 법정 국고 보조금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으면 물러서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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