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산업성은 1일 ‘수출무역관리령’을 개정해 한국을 안보상 우방국가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다음 달 1일부터 일본이 지정한 27개 백색국가 가운데 한국을 제외하는 새 시행령을 실행한다면 앞으로 일본 기업이 반도체 집적회로(IC)를 비롯해 안보 관련 제품을 한국에 수출할 때마다 모두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실상 주요 전략물자의 한국 수출이 봉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전략물자의 범위다. 기본적으로는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핵무기나 세균, 화학무기 제조와 관련된 부품뿐 아니라 300km 이상 날아가는 로켓과 무인항공기 등에 사용되는 부품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업을 하지 말라는 소리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특히 전략물자의 범위가 애매모호해 첨단 전자제품으로 무한정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파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도 긴장하고 있다. 백색국가 제외가 확정되면 당장 수출 규제가 시작되는 정밀화학원료 외에 일본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제조장비 및 IC 분야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네덜란드 ASML에 이어 세계 3위 반도체 장비제조사인 도쿄일렉트론이 국내 반도체 업체에 에칭(식각) 설비를 많이 공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할 업체가 없지는 않지만 실제로 수출을 하지 않으면 라인업 구축에 애로가 생기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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