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KAIST에 따르면 이날 대전 본원에서 열린 학교 발전기금 약정식에서 곽 이사장 부부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33만 m²(약 10만 평) 토지를 학교 측에 기부하기로 했다. 해당 토지는 보전녹지에 속하지만 분당서울대병원과 가까우며 일부 개발할 수 있어 100억 원 이상의 가치로 추산된다고 학교 측이 전했다.
곽 이사장은 2003년 작고한 아버지 곽명덕 전 대한변호사협회장과 올해 5월 세상을 떠난 어머니 한자영 전 대양산업개발 대표로부터 이 토지를 물려받았다. 곽 이사장의 아버지는 수십 년 전 이 땅이 쓸모가 많지 않았으나 ‘자식 교육을 위해 당장 돈이 필요하다’는 농부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이사장은 이날 약정식에서 “장기적인 시각에서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기부 약정을 결심했다. KAIST가 글로벌 가치를 창출하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해 달라”고 말했다.
곽 이사장은 이화여대 음대를 졸업한 뒤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누구에게나 악의 없이 대하고, 모두에게 베풀며, 옳음에 대해 확고하라’는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16대 대통령의 정신에 공감해 2017년 4월 한국링컨협회를 설립했다. 곽 이사장은 링컨협회를 통해 갈등과 분쟁을 조정하고 관용과 화해의 가치를 전파하는 구심체 역할을 하고 있다.
남편 김 회장은 서울대 외교학과와 미 컬럼비아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KAIST 지식대학원 책임교수와 법률자문역도 지냈다. 김 회장은 “저희는 이번에 땅을 내놓은 게 기부가 아니라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약정식에서 “기증받은 부지에 교육과 연구, 기술사업화가 융합된 ‘3중 나선형 기업가 정신 대학’ 캠퍼스를 조성해 4차 산업혁명 시대 희망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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