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폴리 난민수용소 공습 최소 44명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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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반정부 군벌 소행 가능성… 국제사회 “끔찍한 전쟁범죄” 규탄

3개월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난민수용소가 대규모 공습을 받아 최소 44명이 숨지고 13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 유엔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유엔, 유럽연합(EU) 등은 “끔찍한 전쟁범죄가 벌어졌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이번 공습은 이슬람 원리주의를 신봉하는 리비아 서부 통합정부군(GNA)과 세속주의 성격의 동부 군벌 리비아국민군(LNA)의 군사 충돌 과정에서 발생했다. 공습을 받은 난민수용소는 트리폴리 교외 타조라 지역에 있다. 이곳은 GNA를 지지하는 민병대의 핵심 주둔지다.

가산 살라메 유엔 리비아 특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끔찍한 전쟁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살해됐다. 가장 추악하고 비극적인 결과”라고 비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유엔의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GNA 측도 “칼리파 하프타르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LNA가 일으킨 악랄한 범죄”라고 비난하며 유엔에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공습 당시 난민수용소에 머물고 있던 한 나이지리아 이주민은 로이터에 “도망을 가던 사람들이 길 위에서 죽거나 부상을 당했다. 일부는 여전히 잔해 밑에 깔려 있는 상태”라고 참상을 전했다.

리비아는 가난과 전쟁을 피해 탈출한 아프리카 대륙의 이주민들이 유럽으로 건너가기 위해 머무는 주요 경유지다. EU의 지원을 받는 리비아 해안 경비대가 최근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현재 6000여 명의 이주자 및 난민들이 리비아 난민수용소에 머물고 있다. 유엔은 4월 LNA의 트리폴리 공격이 시작된 뒤 지금까지 700명 이상이 숨지고 10만 명에 가까운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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