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는 4일 제주도에서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안전 관련 단체 등이 참여하는 ‘제3회 안전의식 개선 협의회 및 안전문화포럼’을 개최했다. 올 2월 출범한 안전의식 개선 협의회는 정부와 공공, 민간 등 여러 분야의 안전 담당자와 전문가들이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방안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모임이다.
5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포럼은 지역 중심의 안전의식 개선을 논의하는 자리다. ‘대한민국의 안전, 국민의 실천을 기반으로 하다’라는 주제의 이번 포럼에서는 각 기관의 안전문화교육 담당자가 참여해 관련된 제도와 우수사례 등을 함께 논의한다. 앞서 3월에는 세종에서, 5월에는 울산에서 각각 생활안전과 안전체험 교육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지난달 28일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 별관에서 큰 불이 났을 때 안전교육의 중요성이 입증됐다. 큰 불길이 건물 전체를 무섭게 에워쌌지만 당시 방과 후 수업으로 학교에 남아 있던 학생 116명은 교사들의 지시에 따라 침착하게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어린이들은 화재 발생 당시 있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계단을 이용해 신속하게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학생과 교사 모두 1년에 두 차례 받은 안전교육 내용을 정확히 기억했고 그대로 실천한 것이다.
이처럼 ‘안전의 습관화’는 안전사회를 완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단순히 신고체계를 마련하고 교육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활 속에서 안전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 구성원 중 일부라도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안전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무너지기 때문이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을 지낸 권혁면 연세대 산학협력단 교수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안전수칙을 습관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3000명대로 떨어진 건 국민들의 교통안전 실천 덕분이다. 정부는 교통안전 관련 정책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면서 교통안전 예산을 투입했다. 2001년 모든 도로와 차량에서의 앞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1만 명 아래로 감소한 건 정부가 추진한 안전띠 정책과 국민의 실천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1∼5월 교통사고 사망자 수(잠정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1% 줄어든 것도 과속운전 및 음주운전 근절, 보행자 보호와 같은 정책이 국민의 삶 속에서 실천으로 이어지며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실천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체계적인 교육과 행동요령의 공유가 필요하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이윤호 본부장은 “주민들이 구성원이 돼 지역 단위로 꾸리는 ‘안전협의체’를 만들어 활동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안전은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 권리이기 때문에 차별 없는 안전을 위해 지역 내에서의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부산 북구 구포1동의 참새미마을은 자체적으로 ‘주민안전대학’을 꾸려 주민들이 지역의 안전 위험요소를 직접 점검하고 고치고 비상 상황에서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한다.
조상명 행정안전부 생활안전정책관은 “안전의식 개선을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의 안전의식 생활화와 자기화가 중요하다”며 “안전사고 감축 및 안전한 사회 실현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더불어 국민 모두의 안전에 대한 실천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4년 9월 개통한 행정안전부의 스마트폰 안전신고 애플리케이션(앱) ‘안전신문고’는 지난달 12일 누적 신고 100만 건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신고 또한 올해 처음으로 1000건을 넘어 ‘손 안의 안전신고’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전신문고가 등장하기 전에는 깨진 맨홀 뚜껑, 전신주에 제대로 걸려 있지 않고 도로 바닥에 늘어진 전선처럼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을 그냥 지나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안전신문고 앱 신고로 이런 생활 속 위험 요소들을 제거할 수 있게 됐다. 주변의 위험 요소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실천’으로 이어진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