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코리아가 2016년 6월부터 이어져 온 ‘광고비 떠넘기기’ 의혹 조사와 관련해 스스로 잘못된 점을 고치고 피해 자구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밝혔다. 경쟁당국의 조사에 사실상 백기를 든 셈이란 해석이 나오지만 애플코리아는 혐의를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냈다.
5일 공정위는 거래상 지위남용 혐의로 심의를 받고 있는 애플코리아가 ‘동의의결’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은 불공정 거래를 한 조사 대상 기업이 자발적으로 피해 구제 방안을 제안하면 공정위가 의견 수렴을 거쳐 타당성을 인정하는 경우 위법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하는 제도다.
애플코리아는 2009년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에 광고비와 기기 무상수리 비용을 떠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2016년 6월에 현장 조사에 착수한 뒤 지난해 4월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상정했고 세 차례에 걸쳐 전원회의 심의를 벌였다.
공정위는 애플코리아의 신청에 따라 심의를 잠정 중단하고 다음 달 중 동의의결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절차 개시가 결정되면 애플코리아가 잠정 동의의결안을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공정위가 피해자 등에게서 의견 수렴을 해 최종 동의의결안을 마련한다. 절차 개시가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의견 수렴 과정에서 동의의결안이 마련되지 않아 기각되면 심의 절차로 되돌아간다.
그러나 애플코리아는 동의의결 신청을 공정위가 밝힌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애플은 “이 사안에 관한 공정위의 접근 방식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애플은 어떠한 법률 위반도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이어 애플은 “20년 이상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해 온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언제나 그렇듯 한국을 포함해 어느 지역에서나 고객들에게 가장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공정위에 신청한 동의의결은 총 13건이었으며 이 중 7건은 인용됐고 6건은 기각됐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 신청한 현대모비스, LS, 골프존의 동의의결 건은 모두 기각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