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골퍼]도쿄올림픽 골프 출전권 최대 4장
최혜진, 막강한 선배들에 밀려도 에비앙 등서 포인트 대역전 노려
박성현-고진영-박인비 등 언니들 “좋은 감각 유지해 금메달 걸겠다”
“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드권을 가진 선수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이번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다승 선두(4승)인 최혜진(20)은 LPGA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7월)과 브리티시여자오픈(8월)에 나서는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대부분 국내 무대 성적만을 바탕으로 세계 랭킹(롤렉스 랭킹)을 21위까지 끌어올려 메이저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다.
최혜진이 말한 ‘새로운 기회’는 내년 도쿄 올림픽 출전을 뜻한다. 2020년 6월 29일을 기준으로 세계 랭킹 15위 이내 선수는 국가별로 최대 4명까지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1일 발표된 랭킹 기준으로 한국은 박성현(1위) 고진영(2위) 박인비(5위) 이정은(7위) 유소연(11위) 김세영(12위)이 15위 이내에 포진해 있다.
최혜진이 랭킹을 빠르게 끌어올려 한국 선수 중 상위 4위 안에 들기 위해서는 KLPGA투어보다 많은 랭킹 포인트가 주어지는 LPGA투어에서 우승해야 한다. KLPGA투어 관계자는 “상위 랭커가 많이 출전하는 대회일수록 높은 포인트가 주어진다. 이 때문에 국내보다 LPGA투어 대회의 포인트가, 일반 LPGA투어 대회보다 메이저 대회의 포인트가 높다”고 말했다. 올해 고진영이 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했을 때 획득한 포인트는 100점인 반면에 최혜진이 KLPGA투어 맥콜·용평리조트 오픈 우승으로 획득한 포인트는 17점이다.
롤렉스 랭킹은 최근 2년간 획득한 누적 포인트를 출전 대회 수로 나눈 평균을 토대로 매긴다. 대한골프협회 관계자는 “올림픽 출전에 필요한 랭킹 관리를 위해서는 이번 시즌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이 치열한 내부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본격적인 승수 쌓기에 돌입한 한국 선수들은 이번 시즌 LPGA투어 17개 대회에서 8승을 합작하고 있다.
현재 랭킹을 기준으로 올림픽 출전에 근접한 선수들은 최혜진 등 무섭게 추격해 오는 경쟁자들에게 ‘뒤집기’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1일 LPGA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째를 올리며 세계 1위에 복귀한 박성현(26)은 꾸준한 경기력을 바탕으로 랭킹을 관리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시즌 내내 좋은 경기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말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박인비(31)는 도쿄에서 타이틀 방어를 노린다. 그는 “리우 올림픽이 끝났을 때는 ‘4년 뒤가 너무 멀다’고 생각해 그때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다시 올림픽이 가까워지면서 아직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LPGA투어 통산 19승을 기록 중인 박인비는 지난해 3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아홉수’를 푼다면 올림픽을 향한 발걸음이 더욱 가벼워질 수 있다.
지난해 LPGA투어 신인왕 고진영(24)과 이번 시즌 신인상 포인트 1위를 질주 중인 이정은(23)도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을 꿈꾸고 있다. 고진영은 “부모님에게 올림픽에 꼭 나가겠다고 약속을 했다. 당장 내일이 올림픽 금메달을 결정하는 날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2관왕인 이정은은 태극마크에 남다른 애정이 있다. 미국 무대 진출 전에 “올림픽에 나가려면 포인트 획득에 유리한 LPGA투어에서 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던 그는 첫 시즌에 상금 순위 1위, 평균 타수 7위 등을 기록하며 올림픽 꿈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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