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에 150km대 강속구 비슷… 날카로운 슬라이더-스플리터 자랑
다양한 구종 활용도 ‘난형난제’… 올스타전까지 등판 2번 남아있어
전반기 최다 14승 달성 기대도
화끈한 홈런이 사라진 프로야구에 2년 만에 20승 투수 2명이 다시 등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 2위 팀 에이스 산체스(30·SK)와 린드블럼(32·두산)은 페넌트레이스 중반을 넘긴 현재 12승, 13승으로 다승 경쟁을 하며 꿈의 20승까지 바라보고 있다. 올스타전(20일) 전까지 각각 2차례 정도 등판이 남아 144경기 체제 이후 전반기 최다승(2017년 KIA 헥터의 14승)도 노릴 만하다.
여러 투수가 동시에 20승을 넘긴 건 1985, 2017년 두 번이었을 정도로 희소하다. 2017년 당시 KIA 통합우승 주역인 양현종(31), 헥터(32)가 한 팀에서 나란히 20승을 거둬 화제를 모았다.
최근 구도는 산체스가 한 걸음 따라붙으면 린드블럼이 도망가는 식이다. 산체스가 하루 먼저 등판하는 일정인데, 그는 최근 7차례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5시즌째 KBO리그에서 활약 중인 린드블럼도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차곡차곡 승수를 쌓고 있다.
잘나가는 두 투수는 스타일도 비슷하다. 195cm(린드블럼), 185cm(산체스)의 장신에 시속 150km대의 빠른 공을 던진다. 패스트볼뿐만 아니라 두 선수는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린드블럼의 슬라이더 활용 비율은 패스트볼(31.4%)보다 높은 31.7%에 이를 정도다.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높은 곳에서 내리찍듯 던지는 슬라이더, 스플리터는 타자들이 예측하지 않고는 공략하기 힘들 정도로 위력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선발의 덕목인 다양한 구종을 활용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산체스의 경우 지난 시즌 패스트볼(50.9%)과 슬라이더(21.5%) 활용 비율이 높아 ‘투 피치’ 스타일로 분류됐으나 올 시즌 패스트볼(46.6%), 슬라이더(15.9%) 비율을 줄인 대신 커브(11.3%→19.5%), 스플리터(2.9%→16.1%) 활용 비율을 크게 높여 수 싸움에서 한층 유리해졌다.
싱커, 커브, 체인지업 등 여러 구종을 활용하는 린드블럼은 한층 정교해졌다는 평가다. 장성호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구위, 투구 패턴 등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슬라이더를 좌우 코너에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모습이 보이는 등 기존 구종이 예리해졌다”고 말했다.
2010년 당시 한화 류현진(32·LA 다저스)의 ‘1.82’ 이후 9년 만에 평균자책점 1점대 선발투수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산체스가 2일 경기 호투로 평균자책점 1점대(1.99)로 진입하며 린드블럼(1.89)과 함께 ‘1점대’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장 위원은 “더워질수록 매 경기에 나서는 타자보다 나흘 휴식 후 등판하는 선발이 체력관리에 유리하다. 공인구 반발계수 감소 효과도 있는 만큼 ‘1점대 특급 선발’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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