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조치 첫날 NSC 열어 정면대응… “외교적 대응에 WTO제소도 포함
규제 부당성 주요국에 설명할 것”… 홍남기 “日 타격줄 조치 배제안해”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4일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 부품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보복적인 성격”이라고 규정하고 “일본이 이러한 조치를 철회하도록 하기 위한 외교적 대응 방안을 적극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NSC가 직접 일본의 이번 조치를 경제 이슈를 넘어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면서 그동안의 ‘로키(low key)’를 접고 전면 대응 기조로 선회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어 한일관계 현황을 점검하고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는 “NSC 상임위원들은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취한 보복적 성격의 수출 규제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규범 등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청와대는 처음 낸 브리핑에서 “WTO 규범과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정치적 보복”이라며 일본의 이번 조치를 비판했으나 26분 만에 ‘정치적 보복’이라는 문구를 빼고 ‘보복적 성격’으로 표현을 바꿨다. 일본 정부는 이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세 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발동했다.
그동안 ‘조심스럽다’며 침묵하던 청와대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공개 비판과 함께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날 “한국이 국제법상 국가와 국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이번 조치가 경제 보복 조치라고 직접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WTO 체제에 위배되는 말을 직접 한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한국 정부가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은 이날 NSC가 강구하기로 한 ‘외교적 대응’에 대해 “WTO 제소를 포함해 일본 조치의 부당함과 자유무역주의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주요국에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제법과 국내법상 한국 정부가 대응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일본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수출 규제를 배제할 수 없다. 상응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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