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일본 정부가 사흘 전 예고한 대로 3개 반도체 부품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일본이 다음 달 무기 전용 우려가 있는 전략 물자 중 식품 및 목재를 제외한 거의 모든 물품을 규제하는 ‘캐치올(catch all) 규제’를 발동하는 것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최종 용도 통제(end use control)’로도 불리는 캐치올 규제는 특정 국가가 국가 안보 등을 위해 거의 모든 전략물자의 수출 시 반드시 정부 허가를 받도록 규정한 제도다.
이날 일부 일본 언론과 통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4일까지 공청회를 거쳐 ‘캐치올 규제’ 발동을 확정하기로 했다. 일본은 안보우방국을 ‘백색국가’로 지정해 수출 허가 신청을 면제해 줬다. 이달 1일 “다음 달 중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시키겠다”고 이미 밝힌 상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전략물자 규제를 ‘리스트(list) 규제’와 ‘캐치올 규제’로 구분한다. 리스트 규제에는 무기로 쓰일 수 있는 원자력, 화학병기, 미사일 부품, 공작기계가 들어간다. 캐치올 규제에는 리스트 규제에 해당하지 않는 품목 중 식품 및 목재를 제외한 모든 전략물자가 포함될 수 있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캐치올 규제는 과거 서구 선진국이 북한, 리비아 등 적성국가의 군사 제재 때 주로 사용해 왔다”며 “한일 경제 갈등 상황에서 등장했다는 점이 매우 이례적이며 규제 범위와 파장이 상상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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