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빌보드, 프로듀서 차트 신설… 한국도 자기이름 내건 앨범 잇달아
기획사 수익원 다변화에도 도움
음악 시장에서 프로듀서의 브랜드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 빌보드는 주간 작곡가 차트와 주간 프로듀서 차트를 신설했다. 그간 작곡가나 프로듀서의 성과를 모아 연간 차트로 발표하긴 했지만 매주 순위를 발표하는 것은 빌보드의 80여 년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빌보드의 실비오 피에트로루옹고 차트·데이터 개발 상무는 빌보드닷컴 기사를 통해 “히트곡 뒤에 있는 창의적 인물들을 조명하게 돼 설렌다”며 “송라이터와 프로듀서의 영향력과 중요성을 연간 차트로만 소개하는 것은 걸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빌보드는 이에 따라 매주 각종 차트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낸 작곡가와 프로듀서 순위를 각각 10위까지 발표하고 있다. 록, 컨트리, 힙합 등 세부 장르별 작곡가·프로듀서 순위도 함께 밝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프로듀서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앨범을 발표하는 일이 잦아졌다. 작사·작곡·노래를 직접 하는 싱어송라이터라고 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임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아졌다.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는 얼마 전 프로듀서 ‘퍼센트(PERC%NT)’의 데뷔 앨범 ‘PVC’를 내놨다. R&B와 힙합 장르를 구사하는 그는 지난해 평단에서 극찬을 받은 신인 ‘수민’의 앨범 제작에 참여했다. 지난달 1집을 낸 준(JUNE)도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다. 방탄소년단의 ‘Not Today’, 수란의 ‘오늘 취하면’ 같은 곡의 작사나 작곡에 참여한 이력이 화려하다.
프로듀서가 브랜드로 부각되는 건 요즘 대중이나 케이팝 팬 사이에서도 이들에 대한 이해와 동경이 커진 것이 배경이 됐다. 엠넷의 ‘쇼미더머니’ ‘고등래퍼’를 통해 프로듀서들이 조명을 받고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오른 곡목에 ‘prod. by(produced by)’가 표기되면서 노출이 크게 늘었다. 그루비룸, 코드쿤스트 같은 힙합 프로듀서들은 독자 앨범으로 인기를 누리며 토대를 다졌다. 일반인이라도 TV나 유튜브를 통해 음악 제작 과정 영상을 쉽게 보게 된 환경도 한몫했다. ‘MBC뮤직’은 지난해 말부터 이달 초까지 ‘창작의 신: 국민 작곡가의 탄생’이라는 경연 프로그램도 방영했다.
가요계에서는 작곡과 노래뿐만 아니라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고 아티스트의 콘셉트까지 좌우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 프로듀서에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케이팝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며 저작권 시장이 급성장했다. 기획사 입장에서도 소속 프로듀서의 스타성을 널리 알려 외부와의 협업을 늘리는 것이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차원에서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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