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5일 함경남도 호도반도 일대에서 단거리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지난달 말 판문점 북-미 정상 회동 이후 미국의 실무협상 요구를 묵살하면서 한국의 쌀 제공에 거부 의사를 밝힌 북한이 신형 잠수함 공개에 이어서 ‘강공 드라이브’를 건 것으로 보인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4분과 5시 57분경 호도반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이 발사됐다. 이 발사체는 약 430km를 날아간 뒤 해상에 떨어졌다. 발사체의 비행 궤적은 우리 군의 탄도탄 조기경보레이 등에 즉각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발사체로 도발한 것은 지난 5월 9일 단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78일 만이다.
합참 관계자는 “발사체의 구체적 기종에 대해선 한미 당국이 분석 중”이라며 “현재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주시하면서 대비테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사체의 사거리로 보면 지난 5월 초 호도반도와 평북 구성일대에서 쏜 KN-23 신형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유사하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은 최대 사거리가 500km로 추정되고, 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이번에도 같은 미사일 또는 그 개량형을 쐈을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북한이 지난 주말부터 원산 일대에서 지대공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장비를 배치한 정황이 한미 정보당국에 포착된 점에서 다른 기종일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확충한 신형 잠수함을 시찰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날 미사일 시험발사도 참관했을 가능성에 군은 주목하고 있다. 다음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동맹 19-2)을 앞두고 우리 정부의 5만t 규모의 대북 쌀 지원을 거부한 북한의 태도로 볼 때 김 위원장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확충한 신형 잠수함 공개에 이어 지대공미사일 발사라는 ‘저강도 무력시위’를 주도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은 다음달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공세도 날로 강화하고 있다. 한미훈련을 비난하는 북한의 입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저강도 무력시위 등 구체적인 행동 조치로 한국을 미국을 동시에 압박하는 수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자신의 비핵화 조건을 한미 양국이 수용해서 협상테이블에 나오라는 압박인 동시에 외세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대내결속용 ’무력 이벤트‘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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