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에 대해 사모펀드 투자 경위, 위장 매매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가 사모펀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에 가입한 시점이 대통령민정수석 때이고 약정 금액이 전 재산보다 많은 74억여 원이다. 조 후보자 가족이 현재까지 투자한 10억5000만 원이 모집된 13억 원 중 대부분을 차지한다. 펀드는 그의 가입 두 달 후 영어교육 업체를 인수해 2차전지 음극재 업체로 변경했다. 외관상 수익성이 의문스러운 이런 펀드에 개인이 경우에 따라 전 재산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결정을 한 경위가 석연찮다.
고위 공직자의 사모펀드 가입이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제도적 허점 때문이지 실제 문제 소지가 없어서가 아니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달리 펀드 운영자와 가입자 사이에 긴밀한 관계를 전제하기 때문에 가입자를 통한 내부 정보 이용이나 부당한 권한 이용의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조 후보자가 투자한 곳은 코스닥 시장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차익을 노리는 소형 사모펀드 운용사인데 이런 곳에 개인투자자가 투자를 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조 후보자는 고위 공직자가 되면서 법에 따라 주식을 처분하고 사모펀드에 가입한 것이라고 하지만 일반인은 잘 알지도 못하는 고위험 고수익 투자에 재산을 쏟아부은 것은 상식을 뛰어넘는다.
조 후보자 친동생의 이혼한 부인 명의로 된 부산 해운대구 빌라의 실소유주가 조 후보자 부인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의혹은 조 후보자의 어머니가 빌라에 전입한 지 4년이 지나 뒤늦게 작성한 임대차계약서에서 불거졌다. 조 후보자의 부인이 집주인, 전(前) 제수가 세입자로 돼 있다. 조 후보자 측은 “실수”라고 주장하지만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매입 비용을 지불한 것은 조 후보자 부인”이라고 하고 있다. 계약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중대한 실정법 위반이며 청와대의 장관 인사 배제 사유에 해당한다.
조 후보자에게는 1999년 당시 8세이던 딸과 함께 서울 송파구 아파트로 위장 전입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당시 장관 후보자들의 위장 전입을 두고 시민의 마음을 후벼 판다는 기고를 한 바 있다. 2005년 이후 2회 이상 위장 전입한 사람은 공직 후보자에서 배제하는 원칙이 만들어진 것은 그가 민정수석일 때다. 본인에 맞춰 기준을 마련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까지 나온다.
조 후보자는 민정수석에서 사실상 법무장관으로 직행한다. 청와대 인사검증은 그에 관한 한 셀프 검증에 그쳤을 가능성이 높다. 그가 만약 현직 민정수석인데 자신이 받고 있는 의혹과 똑같은 의혹이 제기된 인사가 장관 후보로 추천됐다면 통과시켰을까. 많은 국민이 그가 살아온 이중적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 청문회까지 갈 것도 없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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