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님, 원숭이 인형 꼭 찾아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0일 03시 00분


버킹엄궁 투어하던 호주 5세 소녀
인형 잃어버리자 귀국후 편지 써… 직원들, 강아지 인형도 함께 선물

영국 버킹엄궁으로부터 돌려받은 원숭이 인형 해리엇과 함께 미소 짓고 있는 호주 소녀 서배너 하트. 세븐뉴스
영국 버킹엄궁으로부터 돌려받은 원숭이 인형 해리엇과 함께 미소 짓고 있는 호주 소녀 서배너 하트. 세븐뉴스
영국 왕실이 확실한 ‘매너’로 다섯 살 어린이의 동심을 지켜줬다. CNN은 18일 ‘버킹엄궁에서 귀빈 대접을 받고 돌아온 잃어버린 원숭이 인형’이라는 기사에서 영국에서 잃어버린 원숭이 인형을 호주에서 돌려받은 유치원생 서배너 하트의 사연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트는 올여름 가족과 떠난 유럽여행에 자신의 유치원에 있는 ‘해리엇’이라는 이름의 원숭이 인형을 데려갔다. 하지만 하트는 버킹엄궁 투어 중 인형을 잃어버렸고 호주에 돌아와 자신의 유치원 친구들과 함께 “해리엇이 꼭 돌아와 그의 모험을 들려줬으면 좋겠다”고 여왕에게 편지를 썼다. 글을 모르는 아이들을 대신해 교사가 편지를 썼고, 아이들은 서명을 했다.

버킹엄궁 직원은 궁에서 인형을 찾았고 이메일 답신을 보냈다. 그는 메일에서 ‘해리엇이 스콘을 먹느라 바빴다’며 궁에서 일하는 인형의 사진도 함께 보냈다. 사진 속 해리엇은 정식 직원 명찰도 달고 있었다.

직원들은 호주로 돌려보내는 소포에 해리엇이 장시간 비행으로 외로울 것을 염려해 렉스라는 강아지 인형과 ‘여왕은 침대에서도 왕관을 쓸까?’라는 동화책도 함께 넣어줬다. 하트가 다니는 우드사이드 유치원 교사는 “인형을 돌려준 직원들의 그 모든 수고가 정말 아름다웠다. 하트가 소포 상자를 열었을 때의 표정은 정말 압권이었다. 해리엇이 돌아와서 정말 기뻐했다”고 전했다.

원숭이 인형 해리엇은 지난 9년간 우드사이드 유치원에서 ‘여행 인형’으로 원아들과 세계여행을 함께해 왔다고 CNN은 전했다. 이 인형은 남태평양 섬 피지 해변에서 개에게 물려 가거나, 멜버른 기차에서 분실되는 등 소동도 여러 번 일으켰다고 한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버킹엄궁 투어#잃어버린 원숭이 인형#여행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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