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안보보좌관에 오브라이언
대북경험 없고 외교가선 낯선 인물… 전면 나서기보다 조정자 역할할 듯
靑 “한미간 원활한 소통 기대” 반색… 정의용, 내주 방미때 첫 만남 예상
외교안보 분야에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무부 인질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가 18일(현지 시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되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더욱 북핵 이슈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평가가 한미 양국에서 나오고 있다. 오브라이언 신임 보좌관은 이른바 ‘폼페이오 사단’의 일원으로, 폼페이오 장관과 사사건건 부딪치던 볼턴 전 보좌관과는 달리 ‘팀플레이’에 능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변호사 출신인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2005년 유엔총회에 미국 측 대표단으로 참석하고 2012년 밋 롬니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의 외교안보고문을 맡은 적은 있으나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직접 다뤄본 적은 없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인질문제를 다루기는 했으나, 그의 지난해 5월 인질문제 특사 임명은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세 명에 대한 석방이 이뤄진 뒤에 발표됐다. 그만큼 그가 이 사안에 관여했을 가능성은 낮다. 외교당국도 “기본적으로 (외교안보 커뮤니티에서) 잘 알려진 게 없는 사람이다. (북한 문제를) 제대로 맡아 본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이 주도하는 국무부 라인의 대북정책 영향력이 이전보다 더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대북 협상은 이미 폼페이오 장관과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도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었다”며 “이 두 사람의 영향력은 오히려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비건 대표가 일각의 관측대로 북핵수석대표 자리를 유지한 채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진할 경우 국무부가 대북정책을 주도하는 흐름은 더 강해질 수 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2005년 유엔에서 볼턴 전 보좌관과도 같이 일해보고, 2년 전 한 칼럼에선 볼턴을 “굉장한 내공을 갖춘 외교관이자 애국자다”라고 부를 정도로 우호적인 사이였다고 한다. 동시에 임명 과정에서 특사 시절 호흡이 잘 맞았던 폼페이오 장관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을 정도로 국무부 고위인사들과도 가까운 사이로 조정 역할에 더 맞는다는 말도 나온다. 이 때문에 대북정책뿐만 아니라 기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로키 행보’를 보일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슈퍼 매파’로 불린 볼턴 전 보좌관과는 정반대 성향의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등장하자 청와대는 한미 안보사령탑 간 소통이 더 원활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북핵 이슈뿐 아니라 곧 재개될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있어서도 더 합리적인 대화가 가능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오브라이언 보좌관 임명에 대해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한미 간 소통이 원활하게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다음 주 유엔총회 기간에 카운터파트인 오브라이언 보좌관과 처음 만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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