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北과 협상 실패할 운명” 트럼프 “말은 쉬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0일 03시 00분


볼턴 후임 발표날 뒤끝 있는 설전

10일(현지 시간) 전격 경질된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두고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doomed to failure)”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18일 폴리티코에 따르면 그는 이날 워싱턴의 한 강연에서 “북한 및 이란과의 협상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고 두 나라는 제재 완화에만 관심이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반군을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한 건 ‘끔찍한 신호’를 보낸 것이자, 9·11테러 희생자들도 모욕한 것”이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 1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 피격을 ‘전쟁 행위’로 규정하고 이란을 배후로 지목했다. 그는 “6월에 이란이 미 드론을 격추했을 때 곧바로 보복했다면 이란이 이번에 공격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의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무부 인질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한 직후에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박했다. 그는 이날 북한과의 협상이 실패할 운명이라는 볼턴 전 보좌관의 비난을 전해 듣고 “말이야 쉽다”면서 “그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북한과의 관계는 좋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볼턴이 우리를 중동에 개입시키는 데 비판적이었다”며 “우리는 중동에서 7조5000억 달러(약 8962조 원)를 썼다”고 말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존 볼턴#후임 발표#북한 협상#트럼프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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