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9 일본 럭비 월드컵’ 개회식과 개막전을 참관했다. 일본 재계의 초청을 받아 참석한 것이다.
이날 개막식에는 아키시노노미야 왕세자 부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미타라이 후지오 경단련 명예회장 등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과 아베 총리 등은 VIP석인 스카이박스에서 함께 개회식과 개막전을 참관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각국 정상 및 일본 정재계 인사들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14일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해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고 19일 새벽에 귀국했다. 이어 국내 현안 등을 보고받은 뒤 저녁에 도쿄로 향했다. 럭비 월드컵 개회식 참석에 앞서 삼성전자 일본법인 경영진으로부터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중장기 사업 방향을 논의하기도 했다.
재계는 한일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도 일본 재계가 이 부회장을 초청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정치적 긴장 관계 속에서도 일본 경제계가 한국 기업을 여전히 중요한 파트너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럭비는 일본에서 인기 스포츠이고, 내년 도쿄 올림픽 예행연습 성격도 있어 럭비 월드컵에 대한 일본 국민의 관심이 높다”며 “이 부회장의 참관으로 한국이 중요한 파트너임을 일본 현지에 알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럭비 월드컵 전 경기 관람 티켓이 95% 이상 팔리는 등 일본은 축제 분위기다. 럭비 월드컵은 여름 올림픽, 축구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힌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열렸고, 세계 20여 개국이 참가했다. 이날 일본 대 러시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11월 2일까지 일본 전역에서 열린다.
삼성도 럭비와 인연이 깊은 편이다. 고교 시절부터 럭비를 즐겼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997년 4월 동아일보에서 연재하던 칼럼에서 “럭비는 한번 시작하면 눈비가 와도 중지하지 않고 계속한다”며 “악천후를 이겨내는 불굴의 투지, ‘럭비 정신’으로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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