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의 큰 꿈이 현실이 되게 도와줄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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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네이버스-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
문화 소외지역 아동-청소년 진로 지원… ‘드림하이-미래성장 프로젝트’ 진행
직접 영화 제작하는 ‘무주 영화캠프’,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협연 연주회도

문화 소외지역 아동을 지원하는 드림하이-미래성장프로젝트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북 무주 영화캠프는 이 지역 영화 지망생에게 시나리오 쓰기부터 영화 제작까지 직접 참여하도록 했다. 굿네이버스 제공
문화 소외지역 아동을 지원하는 드림하이-미래성장프로젝트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북 무주 영화캠프는 이 지역 영화 지망생에게 시나리오 쓰기부터 영화 제작까지 직접 참여하도록 했다. 굿네이버스 제공
전북 무주에 사는 여정은 양(17)은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하지만 외진 곳에 사는 탓에 연기를 배울 곳이 마땅치 않았다. 영화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과 연기연습을 했지만 제대로 감정을 싣고 있는지, 발음에 문제는 없는지가 늘 궁금했다.

여 양은 “그동안 연기학원이나 영화제작사 등 영상 관련 분야 인프라가 잘 구축된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 학생들이 부러웠다”며 “하지만 최근 드림하이-미래성장 프로젝트에 참여해 영화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의 조민호 감독과 ‘응답하라 1988’의 배우 김선영을 만나 연기 지도를 받으며 배우로서의 꿈을 더욱 키우고 있다.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과 굿네이버스가 진행하는 드림하이-미래성장 프로젝트는 문화 소외지역 아동과 청소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진로 프로그램이다. 참가한 학생들은 “내 손으로 영화를 만든다는 생각에 피곤함도 잊은 채 밤늦도록 작업을 해도 즐겁다”고 입을 모았다.

드림하이-미래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아동들은 진로를 탐색하고 관련 체험을 하며 자신의 적성을 찾는 기회를 얻고 있다. 올해는 무주, 서울, 충남 서천 지역에서 영화캠프, 오케스트라, 어린이합창단 총 3개 프로그램에 아동 150명이 참여했다.

■ 무주 산골아이들, 영화에 빠지다

‘무주산골 영화캠프’는 영화나 영상 제작에 관심이 있는 지역 중고교생들에게 진로 탐색의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됐다. 올해는 6월 5일부터 9일까지 4박 5일간 무주 학생연합 영상동아리 학생 40명이 참여해 호롱불마을에서 영화를 제작했다.

학생들은 직접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회의를 열고 무주군 내 여러 장소를 방문해 촬영을 진행했다. 영화 관계자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8월 31일 개최된 ‘2019 무주청소년영화제’에서 학생들은 두 팀으로 나눠 7∼10분짜리 단편영화 두 편을 공개했다. 시각장애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주위의 도움을 받아 함께 성장하는 ‘특별한 나’와 타 지역에서 무주로 전학한 한 학생이 낯선 학교와 일상에서 부딪히는 갈등을 극복하고 웃음을 되찾는 ‘학교 가는 길에’였다. 이들 작품은 11월에 열리는 전북청소년영화제에도 출품될 예정이다.

■ 유명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클래식 교육

세종꿈나무오케스트라 여름캠프는 음악 교육을 실시하고 깜짝 연주회도 열어주었다.
세종꿈나무오케스트라 여름캠프는 음악 교육을 실시하고 깜짝 연주회도 열어주었다.
올해 10년째를 맞은 ‘세종꿈나무오케스트라’는 문화 소외지역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배우고 공연도 하면서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올해 여름캠프는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2박 3일간 진행됐는데, 서울 7개 지역아동센터의 아동 60명이 참여했다. 전문음악가를 초청해 공연을 감상하고 진로 강의도 진행해 예술 분야로의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했다.

8월 7일에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게릴라 플래시몹(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모여 깜짝 이벤트를 하고 바로 흩어지는 이벤트)을 진행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바이올린, 플루트, 호른 등 10개의 악기를 연주하며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시각장애를 가진 한 학생은 녹음기로 모든 음을 외운 뒤 트럼펫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이들은 11월 1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 백건우 씨와 협연 연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 농어촌 아동들이 만드는 천상의 화음

충남 서천 어린이합창단은 뮤지컬 안무와 무대를 직접 제작해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도록 했다.
충남 서천 어린이합창단은 뮤지컬 안무와 무대를 직접 제작해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도록 했다.
서천어린이합창단은 농어촌 지역 아동에게 음악과 뮤지컬을 가르쳐주고 잠재된 재능과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마련됐다. 2년째 열린 서천어린이합창단 캠프는 8월 21일부터 2박 3일 간 아동 50명이 참여했다. 에이텐 키즈 싱어즈 팀이 초청돼 안무와 노래 연기를 지도했다. 참가한 아동들은 함께 뮤지컬에 사용할 노랫말과 안무를 직접 만드는 시간도 가졌다. 필요한 물품과 의상을 준비하고 무대를 꾸미는 일 역시 아이들이 직접 했다.

서천어린이합창단이 제작한 뮤지컬 ‘서천 이야기’는 서천에 사는 할머니를 찾은 손녀 선화와 친구 미애의 우정을 다룬 작품으로 9월 21일 문예의 전당에서 공개됐다. 이 뮤지컬은 12월 서천주니어오케스트라와 함께 서천 국립생태원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과 굿네이버스는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배움의 열정을 잃지 않도록 드림하이-미래성장 프로젝트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소외지역 아이들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찾았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아이들이 꿈을 키워 나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양진옥 굿네이버스 회장은 “아동, 청소년의 진로 탐색 프로그램들은 아이들에게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굿네이버스는 소외지역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꿈을 현실로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나눔 다시 희망으로#굿네이버스#소외아동 문화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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