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후회의 정책제안에 반박
전문가 “경유차-전기차 현재로선 누가 더 환경적인지 말할 수 없어”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이달 말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민정책제안의 내용을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산업계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서는 기후환경회의가 마련한 국민정책제안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자동차 산업 유관기관의 모임인 자동차산업연합회는 최근 내연기관차의 생산·판매 중단 시기 검토와 경유차 수요 억제 방안에 대한 기후환경회의의 국민정책제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주요 미세먼지 발생 분야를 △발전 △산업 △수송 분야로 분류한 기후환경회의는 수송 분야에서는 노후 차량 사용 제한과 함께 경유차 감축을 위한 세제 개편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연합회는 경유차 문제의 핵심은 최근 출시되는 승용차가 아니라 노후 화물차라고 지적한다.
연합회가 가장 강하게 반발한 부분은 기후환경회의가 중장기 과제로 내연기관차 생산·판매 중단 시기를 검토하겠다고 제시한 점이다. 연합회는 미세먼지 발생원에 대한 근거와 감축 효과가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연기관차의 생산·판매를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것은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연합회는 독일경제연구소(IFO)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생산 과정과 발전원을 고려하면 전기차가 경유차보다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과정을 고려하면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은 독일에서도 경유차보다 전기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30%가량 더 많다는 것이다. 가령 배터리와 원유 생산, 주행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고려하면 순수 전기차인 테슬라의 모델3는 1km를 달리는 데 156∼181g의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반면 비슷한 크기의 경유차인 메르세데스벤츠의 C220d는 141g을 배출한다. 오히려 경유차가 전체적으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적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를 포함해 전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선 경유차나 전기차 중 어느 하나가 반드시 우수하다고 말할 수 없다”며 “자동차 산업에 장기적으로 미칠 영향까지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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