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빌려 쓰는 ‘렌털 소비’가 급격히 늘고 있다.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30, 40대 고객이 가정 소비를 주도하면서 렌털 품목이 늘고 시장 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다.
거래액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의 이커머스 G마켓은 최근 5년간의 렌털 서비스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1월 1일부터 9월 16일까지) 렌털 서비스 판매량이 2014년 같은 기간 대비 5배 이상으로 확대됐다고 23일 밝혔다. 2014년 1월 1일부터 9월 16일까지의 렌털 서비스 판매량을 100으로 봤을 때 2015년 95, 2016년 94 등으로 감소하다 2017년 231, 2018년 394, 2019년 548로 급격히 증가했다.
G마켓 관계자는 “렌털 서비스가 기존 정수기에서 온열건강기기, 펫드라이룸(반려견 목욕 및 건조기) 등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되면서 전성기를 맞고 있다”면서 “올해 안마의자 렌털 서비스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35% 급증했고, 의류건조기(111%)와 공기청정기(106%) 모두 2배 이상 신장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G마켓 렌털 서비스의 주 고객은 30, 40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40대 고객의 구매 비중이 46%에 달했고, 30대가 35%였다. 렌털 서비스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식기세척기, 음식물처리기, 커피머신, 에어프라이어, 인덕션 등 각종 주방·가전용품을 비롯해 △LED마스크, 드라이어 등 미용기기 △펫드라이룸 등 이색 반려동물용품 △척추온열 의료기기, 눈 마사지기 등 건강 관련 용품도 있다. 그림과 실내 식물 재배기기까지 렌털 상품으로 등장했다.
한꺼번에 여러 개의 상품을 빌릴 수 있는 ‘묶음 렌털’ 상품도 나왔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TV홈쇼핑 업계 최초로 ‘묶음 렌털’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육아용품 렌털 서비스 ‘묘미 베이비패스’가 대표적이다. 월 6만9000원에 젖병소독기, 보행기, 유모차, 킥보드 등 자녀 월령에 따라 필요한 3가지 용품 및 완구를 빌릴 수 있는 서비스다. 신생아부터 48개월까지 필요한 160여 개의 상품이 마련돼 있다.
생활가전 묶음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CJ ENM 오쇼핑부문은 삼성전자의 대표 생활가전 6종 중 여러 상품을 동시에 빌릴 수 있는 상품을 선보였다. 8월 21일 첫 방송 이후 현재까지 7000건가량의 주문이 있었고, 이 중 2개 이상의 상품을 동시에 계약한 비중이 55%에 달했다. 3개 제품을 동시에 빌린 소비자도 25%나 됐다.
정택민 CJ ENM 오쇼핑부문 렌털사업팀 MD는 “고가의 가전제품을 저렴하게 이용하며 정기적인 유지 보수도 받을 수 있는 장점 덕분”이라며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다양한 렌털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약 26조 원이었던 국내 렌털 시장 규모는 2020년 40조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및 가정용품 렌털 규모는 5조5000억 원에서 10조70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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