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확진… 파주-연천 이어 세번째
“초기 방역망 뚫린것 아닌가” 우려
23일 파주 또 다른 농가서 의심 신고… 정부 “임진강-한강 합류점 검사”
경기 파주시, 연천군에 이어 김포시에서도 3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16일 파주에서 처음 발병한 ASF가 경기 남서부로 확산한 것이다. 초기 방역망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ASF 의심신고가 접수된 김포시 통진읍의 한 돼지농가에서 시료를 채취해 정밀 검사한 결과 확진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한강 이남에서 ASF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포는 정부가 ASF 발생 직후 중점관리지역으로 정한 6개 시군 중 하나다.
이 농가는 이날 오전 6시 40분 어미 돼지 4마리가 유산 증상을 보이고 1마리가 폐사했다며 당국에 신고했다. 어미 돼지 180마리를 포함해 1800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다. ASF가 처음 발생한 파주시 농장에서 약 13.7km 떨어져 있고, 두 번째 ASF 발생지인 연천군 농장으로부터는 45.8km 거리에 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이 19일 소독상황 점검차 다녀간 곳이다.
정부는 신고 접수 직후 해당 농가에 방역팀을 보내 사람과 가축의 이동을 통제하고 긴급 방역 조치를 실시 중이다. 이 농장 반경 500m 내에는 모두 3개 농장에서 돼지 270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3km 내에는 총 8개 농장에서 3275마리, 10km 내에는 약 5만 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다.
정부는 발생 농장으로부터 500m 이내 농장에서 사육하는 돼지를 도살 처분하도록 규정하는 ‘ASF 긴급행동지침’보다 도살 처분 범위를 확대해 3km 이내 농가의 돼지를 도살 처분하고 있다. 이번 김포 인근 농가를 포함해 ASF로 총 2만여 마리의 돼지가 도살 처분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포 농장 역시 다른 두 확진 농장과 마찬가지로 전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 농장은 멧돼지 침입에 대비해 울타리가 설치돼 있고 잔반을 먹이로 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태국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2명과 농장을 운영하는 부부, 그 아들은 7월 이후 해외여행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5월 북한에서 ASF가 발병한 이후 멧돼지나 감염 돼지의 분뇨가 강물에 섞여 흘러내려와 전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임진강과 한강 하구 합류점에서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북한 접경 지역 외에 한강 이남에서도 ASF 확진 판정이 나며 방역당국엔 비상이 걸렸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주재한 대책회의에서 “태풍으로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에 소독약과 생석회 살포 등 그간의 방역 조치들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전국 양돈 농가를 대상으로 집중 소독에 나섰다.
하지만 ASF가 최초 발병 이후 잠복기가 최장 19일인 점을 고려하면 한강 이북 및 이남 지역에서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실제로 이날 오후 8시경에는 파주시 돼지농장 1곳에서 추가로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확진으로 판정되면 4번째 발병 사례가 된다. 정부는 가축방역관을 현장에 보내 임상 관찰을 하고 시료를 채취해 정밀 검사를 벌이고 있다.
일각에선 농식품부가 파주에서 최초 발병 확진된 뒤 48시간 만에 일시이동중지명령을 해제한 것을 지적하며 더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당국이 대대적인 소독을 한다고 해도 이미 바이러스가 잠복기에 들어간 개체에 대해선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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