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기기 때문에 뻑뻑하고 흐릿… “피로한 눈에 영양 공급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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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건강

스마트폰 같은 IT기기 사용과 미세먼지 등 눈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많아지면서 젊은 층에서도 눈의 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스마트폰 같은 IT기기 사용과 미세먼지 등 눈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많아지면서 젊은 층에서도 눈의 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몸이 열이면 눈은 아홉에 해당한다(안십중구·眼十中九)’는 사자성어가 있다. 그만큼 눈이 우리 몸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하지만 눈은 노화가 발생하면 직격탄을 맞는 대표적인 부위다.

30, 40대부터 본격적인 노화가 시작되면서 중·노년에 접어들면 노안을 비롯해 백내장, 황반변성, 녹내장, 당뇨망막병증과 같은 노인성 눈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진다. 특히 미세먼지까지 가세하면서 눈은 더욱 예민해진다. 입자가 작은 미세먼지는 눈에 침투해 각종 알레르기와 염증질환에 영향을 준다. 더불어 스마트폰 같은 IT기기를 사용하는 중·노년층이 증가하면서 눈의 노화 속도는 한층 빨라지고 있다.

실명질환 황반변성 환자, 5년간 60% 이상 급증

2016년 발표된 제6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가장 흔한 건강문제(만성질환)로 고혈압에 이어 백내장(35.8%)이 2위를 차지했다.

황반변성 환자 가운데 5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9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안과학회지에 실린 하버드대와 유타대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18∼34세 안구건조증 발병 위험을 1로 할 때 45∼54세는 2배, 65∼74세는 3.7배, 75세 이상은 5배로 급증한다.

대표적인 노인성 눈질환은 백내장, 황반변성, 녹내장 등이다. 이 중 황반변성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대표적인 눈 질환이다. 실명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눈의 안쪽 망막 중심부 신경조직인 황반이 노화나 유전적 요인 등으로 변성돼 시력에 손상을 입는 질환이다.

대한안과학회 발표에 따르면 2011년 미국에서 조사한 결과 황반변성을 치료하지 않았을 때 2년 내 실명률은 15%에 달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황반변성 환자는 2011년 9만1000명에서 2016년 14만6000명으로 5년간 61.2% 증가했다. 실제 한 대학병원의 자체 임상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늘어난 한국인의 망막질환은 황반변성이었다.

잦은 스마트폰 사용, 안구건조증·망막 손상 유발

최근 스마트폰 사용이 중·노년층의 눈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이 되고 있다. 디지털기기 사용으로 인한 대표적인 눈질환은 안구건조증, 눈 근육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한 조절장애, 모니터의 청색광으로 인한 망막변성 등이 있다.

스마트폰에서 발생하는 청색광(블루라이트·blue light)은 눈의 피로도를 높인다. 청색광과 같은 단파장은 공기 중의 미세입자와 충돌해 빛을 산란시킬 확률이 높다. 번짐 현상으로 인해 안구의 모양체근은 초점을 맞추려고 지속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눈의 피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청색광에 대한 노출이 장시간 반복되면 망막이 손상될 수 있다. 청색광이 망막과 망막 내 시세포에 독성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눈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외부 자극을 줄여 안구를 건조하지 않게 하고 영양 보충을 통해 소실되는 안구 구성 물질을 채워줘야 한다. 흔들리는 곳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고 눈을 자주 깜박이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황반변성 예방엔 루테인 효과적

눈 건강을 위해 필요한 대표적인 영양소는 루테인과 아스타잔틴, 오메가3, 비타민A 등이다.

황반의 재료인 루테인은 보통 25세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60세가 되면 절반 이하로 감소한다. 망막 속 루테인이 부족하거나 자외선을 많이 받으면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고 황반변성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황반변성을 예방하려면 루테인 성분을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실제로 루테인은 눈 제품에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간하는 건식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루테인의 시장 규모는 2015년 244억 원에서 2016년 558억 원, 2017년 826억 원으로 3배 급성장했다.

루테인은 카로테노이드의 일종으로 항산화력을 발휘해 활성산소로부터 눈의 기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호박, 시금치, 브로콜리 등에 많이 들어 있다. 호박에 들어 있는 노란색 성분이 루테인이다. 2000년 미국 안과의학지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인 남녀 50명에게 루테인 성분을 한 달간 섭취하게 했더니 혈중 루테인 농도가 약 5배 증가했다. 4개월 후에는 망막의 황반 부위 색소 밀도가 약 5.3% 높아졌다.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기기의 잦은 사용으로 눈이 쉽게 피로하고 안구건조증이 심해진 사람은 아스타잔틴과 오메가3를 보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천연 카로티노이드인 아스타잔틴은 강력한 항산화, 항염 작용을 한다. 망막의 혈류를 개선해 수정체의 굴절을 조절하는 모양체 근육(초점 조절에 관련된 근육)에 더 많은 혈액이 도달하게 하고 풍부한 영양을 공급한다. 눈의 피로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 26명을 대상으로 하루 5mg의 아스타잔틴을 한 달간 섭취하도록 한 결과, 눈의 피로가 54% 감소했으며 눈의 초점 조절 능력이 개선됐다. 반면에 위약군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오메가3(DHA·EPA)는 안구건조 개선과 망막기능 유지의 효과가 있다. 연어, 참치, 고등어, 꽁치, 정어리 등 등 푸른 생선에 많이 들어 있는 DHA는 망막 조직의 주성분으로 눈물막을 튼튼하게 해 눈물 분비가 줄어드는 것을 예방한다. EPA는 염증성 물질인 PGE2를 감소시켜 염증 유발을 억제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EPA와 DHA에 대해 ‘건조한 눈을 개선해 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그 기능성을 인정했다.

이러한 영양성분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식품 형태로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눈 건강에 도움이 될 만큼 섭취하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건강기능식품의 형태로 간편하게 섭취하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눈 건강을 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루테인과 아스타잔틴, 오메가3 등을 한 알에 모두 담은 건강기능식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눈의 피로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노화로 인해 감소되는 황반색소 밀도를 유지하고, 눈의 영양 공급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스마트폰, 컴퓨터와 같은 전자기기 사용이 잦은 사람은 아스타잔틴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가 포함된 제품은 눈 건강과 더불어 혈중 중성 지질 개선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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