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M 노동조합이 사측에 한국GM의 자동차 물량을 자신들에게 달라고 요구하는데 어떻게 함께하겠습니까.”
24일 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에서 만난 노조 핵심 관계자는 ‘파업 중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소속의 미국 GM 근로자들과 연대 계획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산하 한국GM지부가 사측에 카허 카젬 사장 퇴진과 생산 물량 확보를 요구하는 내용의 기자간담회를 연 직후였다. 이 관계자는 “UAW가 한국의 금속노조를 통해 한국GM 노조와의 연대 투쟁을 제안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물량 배정 경쟁 등을 고려하면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까지 연 한국GM 노조가 고용 안정을 위해서는 생산 물량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파업 명분을 쌓을 수 있는 미국 GM 노조와의 연대도 거부하면서 한국에서의 생산물량을 지켜내겠다는 것이다. 한국GM 노조는 9∼11일에 2002년 창사 이후 첫 전면 파업을 진행한 뒤 부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GM 노조가 가장 우려하는 생산 거점은 말리부를 생산하는 부평 2공장이다. 기존에 생산했던 아베오와 캡티바는 단종됐다. 그 대신 GM 본사는 부평 2공장이 올 4분기(10∼12월)부터 트랙스(연간 7만5000대)를 생산하도록 물량을 배정했다.
하지만 한국GM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단체교섭에서 사측에 “2022년부터의 생산 계획을 제시하고 고용 안정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GM 공장에서 수입해 판매하기로 한 쉐보레 브랜드의 콜로라도 및 트래버스도 부평 2공장 등 국내에서 생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론의 비판을 받은 자사 차량의 불매운동에 대해서도 해명에 나섰다. 정해철 한국GM 노조 정책기획실장은 “노조 내부에서 GM 수입차 불매운동 전략이 거론된 것은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등의 국내 생산을 사측에 요구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한국GM의 사측 관계자는 “물량 배정은 미국 GM 본사 경영진이 국가별 공장의 생산성을 기준으로 결정한다”며 “공장 생산량을 늘리려면 생산성을 증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GM 노조는 사측이 신설 연구법인인 한국GM테크니컬센터코리아(TCK) 소속 직원들에게 전체 GM 사업장과 지역 법인, 개인 평가 등을 종합해 성과급 지급을 결정하는 ‘팀(TEAM)지엠’ 제도 도입을 요구한 것에 반발하고 있다. 로베르토 렘펠 TCK 사장은 “팀지엠을 반영한 단체협약에 다음 달까지 합의해야 추가 프로젝트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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