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원조 논란에 휩싸인 ‘100년 전통 공화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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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의 외손녀, 現 공화춘 상대 “원조 아니다” 사기 혐의 고소
공화춘측 “정상적으로 상표 등록”

‘100년 전통의 자장면’을 자랑해온 중국음식점 프랜차이즈 공화춘이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이름만 같을 뿐 진짜 원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인천지검은 옛 공화춘의 창업주인 고 우희광 씨의 외손녀 왕모 씨가 현 공화춘과 이모 대표를 사기 혐의로 24일 고소했다고 밝혔다. 왕 씨는 이 대표가 2004년 중국음식점을 열었으면서도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원조’ ‘국내 1호’ ‘100년 역사’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며 소장을 제출했다. 우 씨가 세운 옛 공화춘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대중을 현혹, 기만했다는 것이다.

옛 공화춘은 1905년경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에 자리 잡은 중국음식점 산동회관의 후신이다. 1911년 중국 신해혁명 후 ‘공화국(중화민국)의 봄(共和春)’이라는 의미로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3대에 걸쳐 운영되며 1970년대 전성기를 맞은 공화춘은 1983년 경영난으로 폐업했다. 이후 20년 가까이 지난 2002년 이 대표가 새로 상표등록을 했고 2004년부터 옛 건물 옆에서 현재의 공화춘을 운영하고 있다. 옛 공화춘 건물은 자장면박물관으로 보존돼 있다.

왕 씨 측은 “공화춘의 이름을 되찾고 싶은 것이 아니다. 이 대표가 운영하는 공화춘이 외조부가 운영하던 원조를 계승한 것이 아님을 밝히고 싶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왕 씨는 이 대표를 상대로 1000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금전적 이득을 취할 목적이 없다는 취지다. 왕 씨는 인천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이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상적으로 상표를 등록한 후 운영하고 있다”며 “20년 동안 공화춘을 버려두고 이제 와 원조 논쟁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박상준 speakup@donga.com·김동혁 기자
#원조 논란#공화춘#중국음식점#차이나타운#사기 혐의 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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