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 ‘창업발전소’… AI로 치매환자 돌보는 ‘코코넛팡’
반려동물 앱 만든 ‘차이의발견’ 등 59개 기업에 지원금-컨설팅 등 제공
“김○○ 할머니, 안녕하세요? 자, 다음 소리(초등학교 운동회)를 잘 들어보세요. 방금 소리는 어떤 곳에서 나는 소리인가요?”
인공지능(AI) 스피커에서 치매를 앓는 할머니에게 질문하는 음성이 나온다. 할머니가 “잘 모르겠다”고 하면 “‘국민학교’ 운동회 소리예요. 어렸을 때 운동회 해 보셨죠?”라며 대화를 이어간다. 답변에 따라 질문은 달라진다.
스타트업 ‘코코넛팡’이 치매 환자를 위해 만든 AI 대화 서비스 프로그램이다. 최동혁 코코넛팡 대표(41)는 “치매 진행을 늦추려면 대화를 많이 해야 하는데 요양사 한 명이 치매 환자 여러 명을 돌보고 있어 쉽지 않다”며 “AI로 환자들이 인지능력 개선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기술력은 좋은데 회사 운영에 필요한 회계 등을 잘 알지 못했던 코코넛팡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도움으로 회계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콘텐츠진흥원은 창업발전소 사업을 통해 올해 콘텐츠 스타트업 40개를 선발하고 각각 최대 5000만 원을 지원했다. 예비 창업팀 19개에는 최대 2500만 원을 지급했다. 마케팅 컨설팅과 맞춤형 멘토링, 온라인 홍보 지원 등도 하고 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235개의 기업 및 창업팀이 선정됐다. 경쟁률은 평균 10 대 1이 넘는다.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카페 펜션 식당 테마파크 등을 소개하고 여행 프로그램도 제안하는 앱 ‘엔터독’을 만든 ‘차이의발견’도 올해 창업발전소 사업에 선정됐다. 강아지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는 장선경 차이의발견 대표(42)는 반려동물을 데리고 갈 곳이 마땅치 않은 데다 여행을 가도 식당이나 카페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아 고민했다. 같은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에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장 대표는 “투자를 받는 방법과 요건, 앱 유지 비용에 대해 멘토링을 받아 실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법률 수업이 도움이 됐다고 한다. 장 대표는 “법률 서비스는 문턱이 높아 이용하기가 어려운데 콘텐츠를 공개할 때 법적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약관을 만드는 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토포로그’는 창덕궁, 종묘, 조선 왕릉 등을 가상현실(VR)로 체험하며 그곳의 건물이나 설치물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윤종선 대표(54)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마케팅 기법, 브랜드화 작업에 대해 교육받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많은 힌트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진흥원은 스타트업이 안착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투자자를 유치하고 파트너 기관과 협업하는 방안을 안내할 예정이다. 박경자 콘텐츠진흥원 기업인재양성본부장은 “현장 경험이 많은 이들로부터 생생한 조언을 듣고 파트너사와 효율적으로 협업해 사업의 성공 확률을 높이겠다”며 “벤처캐피털(VC) 등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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