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서 일어나는 불매운동은 일본 기업들의 경제 활동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상황이라 크게 우려된다.”(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
한일 관계 악화로 한 차례 연기됐던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가 24일 개최됐다. 회의 참석자들은 양국 관계가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한일 경제계가 먼저 ‘해빙’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양국을 대표하는 경제계 수장뿐만 아니라 정부 인사도 참석해 한일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해 꽉 막힌 양국 관계에 모처럼 숨통이 트이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한일경제협회와 일한경제협회의 공동 주관으로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양국 재계 인사 300여 명이 참석했다. 한일경제인회의는 한일 국교정상화 4년 뒤인 1969년에 처음 열린 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지속돼 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다.
한국 측 단장인 김윤 한일경제협회장(삼양홀딩스 회장)은 개회사에서 “한일 양국은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세계 시장에서 선의로 경쟁하면서 최대한 협력해 공존 공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회사를 한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은 “두 나라 기업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제3국에서 총 95건, 280억 달러에 이르는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며 “양국이 제3국에서 협업하면 경제적 이익을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제3국의 발전에 기여해 국제적 위상도 올라갈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부 인사도 참석해 최근 악화된 양국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양국은 상호 분업하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성공적인 교류를 해왔다”며 “최근 부품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회의는 양국 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민간이 자발적으로 만들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한국 정부도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나가미네 대사도 “민간 차원의 한일 관계 토대가 되는 경제와 문화 교류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양국 기업들 간의 협력이 줄어든다면 투자와 고용, 기업 수익성 감소뿐만 아니라 양국 경제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이번 행사는 25일까지 진행된다. 25일에는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과 하리 스스무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교수가 각각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한다. 공식 행사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양국 단장의 공동기자회견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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