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나온 英존슨에 野 비난세례… 극우 伊살비니, 연정 실패로 퇴진
러시아도 反푸틴 시위 확산… “일방적 행보에 국민 피로감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세계를 좌지우지해 온 ‘권위주의 지도자(스트롱맨)’들이 동시에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거친 언행과 태도, 극우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자국 우선주의 등을 내세운 이들에게 자국민조차 점점 등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BBC 등에 따르면 25일 영국 하원에서는 하루 종일 ‘총리 사퇴’ ‘존슨은 감옥에 가야 한다’는 고성이 난무했다. 전날 대법원이 “총리가 단행한 의회 정회는 위법”이라고 판결하자 노동당 등 야권은 “그를 총리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존슨 총리는 이에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해 달라”며 조기 총선 카드로 맞섰다. CNN은 “의회 민주주의의 본산인 영국의 국격이 존슨의 등장 이후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전 부총리는 이미 내각에서 퇴출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좌파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 연정을 구성해 부총리에 올랐다.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지만 이민자 탄압, 난민 구조선 입항 봉쇄 등으로 일각에서 ‘학살자’ ‘제2의 무솔리니’란 지탄까지 받았다. 그는 지난달 고속철 건설, 난민 문제 등으로 사이가 벌어진 오성운동과 결별하고 연정 해체를 선언했다. 조기 총선으로 재집권을 노렸지만 오성운동과 좌파 민주당이 새 연정을 구성하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푸틴 대통령도 최근 곳곳의 반(反)푸틴 시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의 20년 장기집권에 대한 피로감, 경제 악화, 8일 지방선거 부정 논란 등으로 지지율 하락이 뚜렷하다.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합병 당시 80%에 달했던 지지율은 최근 4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그 외에도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돼지열병 발발 등에 시달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17일 총선에서 5선(選)을 확정짓지 못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경제난과 반체제 인사 탄압으로 비판받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실시 여부, 내년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스트롱맨들의 몰락이 정점을 찍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스트롱맨과 극우 포퓰리즘이 정점을 찍은 후 기울고 있다. 민주적 절차, 다자주의, 상호주의가 다시 힘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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