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집 압수수색 검사와 통화… 野 “탄핵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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曺 “아내 건강 챙겨달라 하고 끊어”… 檢 “신속 수색진행 취지 여러번 말해”
직권남용 논란… 李총리 “부적절”… 靑강기정 “조용히 수사하라 檢 전달”

조국 국회 데뷔에 등돌려 앉은 한국당 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앞서 신임 국무위원 인사를 하는 동안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등을 돌려 외면하고 있다. 국무위원 자격으로 국회에 처음 출석한 조 장관을 향해 한국당 의원들은 등을 돌린 채 큰 소리로 “범법자” “이중인격자” “들어가” 등을 외쳤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지의 의미로 박수를 치면서 장내에 소란이 이어졌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조국 국회 데뷔에 등돌려 앉은 한국당 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앞서 신임 국무위원 인사를 하는 동안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등을 돌려 외면하고 있다. 국무위원 자격으로 국회에 처음 출석한 조 장관을 향해 한국당 의원들은 등을 돌린 채 큰 소리로 “범법자” “이중인격자” “들어가” 등을 외쳤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지의 의미로 박수를 치면서 장내에 소란이 이어졌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조국 법무부 장관(54)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 압수수색 당일인 23일 오전 9시경 현장에 있던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이광석 부부장검사와 통화한 사실이 26일 밝혀졌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검찰이 자택 압수수색을 시작할 무렵 압수수색을 하는 검사와 통화한 사실이 있느냐”는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의 질문에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제 처가 놀라서 연락을 줬다. ‘제 처가 불안한 것 같으니 압수수색을 하시되 제 처의 건강 문제를 챙겨 달라’고 말하고 끊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통화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에 약 1시간 30분 뒤 “가장으로서 그 정도 부탁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가 “그냥 끊었으면 좋았겠다고 지금 후회한다. 죄송하다”고 답했다.

검찰청법에는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사를 직접 지휘할 수 없고, 검찰총장만을 지휘 감독할 수 있게 돼 있다. 조 장관이 압수수색을 빨리 해달라는 부탁을 일선 검사에게 한 것은 명백한 수사 지휘이자 개입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법무부는 “배우자는 옆에 있다가 충격으로 쓰러져 119까지 부르려던 상황이었다”며 “건강 상태가 너무 안 좋은 것 같으니 놀라지 않게 압수수색을 진행해 달라고 남편으로서 말한 게 전부”라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조 장관이 통화 검사에게 신속하게 압수수색을 진행해 달라는 말씀을 ‘여러 번’ 했다”며 “검사는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하겠다고 응대를 수회 했고 그런 과정이 심히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정부질문 도중 의원총회를 연 뒤 “직권남용에 대해 형사고발하고, 탄핵소추도 추진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조 장관은 해임 대상이 아니라 탄핵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조 장관이 검사와 통화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크다”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이날 전남 순천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진행 중이니 검찰에 수사해도 조용히 하라고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했다. 검찰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고 밝혔다. 23일 조 장관의 자택 압수수색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조 장관의 통화에 이어 청와대의 검찰 수사 외압 논란을 불렀다.

신동진 shine@donga.com·장관석·황형준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압수수색#검사 통화#대정부질문#야당 탄핵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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